김기봉 현대유비스병원 관절센터  진료부장
김기봉 현대유비스병원 관절센터 진료부장

가을이 시작되면서 길어진 밤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관절염은 밤이면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바른 생활 습관과 운동, 그리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관절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관절염, 왜 밤에 더 아플까?

낮에는 많이 움직이고 다른 활동에 신경을 쓰느라 심하지 않은 통증의 경우 대뇌에서 잘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밤에는 특별한 움직임이나 활동 없이 휴식을 취하거나 수면을 하게 되면서 작은 통증도 예민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관절염은 기온과 기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질환이다. 그런데 보통 밤에는 낮에 비해 기온이 낮아지고 기압이 떨어지면서 관절통이 더 심해진다. 관절염 환자들이 덥고 습한 여름 장마 때만 되면 더 큰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기온과 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내 압력은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이 때문에 관절의 뼈끝을 싸서 연결하는 막(활액막)에 분포된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생긴다. 또 기온이 낮아지면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 주는 윤활액이 굳어 제 기능을 못하면서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경직 현상도 심해진다. 

골관절염의 경우 비정상적인 뼈 성장으로 뼈에 있는 혈관이 눌려 수축되면 혈관 혈압이 증가하면서 밤에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또 관절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긴 경우 통증 지각 신경을 직접 자극해 휴식 시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관절염은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완화됐다가 활동하면 다시 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질환이 악화되고 증상이 심해질수록 휴식 시나 밤에 통증을 느끼는 정도와 빈도도 높아지게 된다.

# 차가운 날씨 야외 운동 힘들면 꾸준한 실내 스트레칭으로 통증 다스려

관절의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치시키는 것은 어렵다. 때문에 관절염 치료의 주된 목표는 ‘병의 속도를 늦추고 통증을 줄여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꾸준한 운동을 통한 생활 속 관리다. 관절을 부드럽게 해 주는 스트레칭과 같은 유연성 운동, 관절 주위의 근육을 튼튼하게 해 주는 근력강화운동, 그리고 심폐지구력을 높이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걷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이 좋다. 비만은 퇴행성관절염의 최대 적이므로 식습관 조절과 운동 등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 한국인 생활 습관 고려한 한국형 인공관절

관절통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통증 완화 약물을 사용하며, 통증이 심한 급성기인 경우 관절 내로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반복 사용이 어렵고 오히려 주사로 통증이 감춰져 관절 파괴와 장애를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이나 약물치료로 더 이상 통증이 다스려지지 않고 일상생활 중 걷기, 무릎 구부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가만히 있을 때도 통증이 느껴지거나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아픈 말기 관절염의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한국인의 생활 습관과 성별, 체형 등을 고려한 개인별 맞춤형 인공관절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현대유비스병원 관절센터 김기봉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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