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

김익두 / 지식산업사 / 2만7천 원

 이 책은 인류가 가진 문화유산 가운데 언어로 돼 있는 가장 오래된 서사적 담론인 신화를 다룬다. 인류는 신화를 근원으로 문명을 이루고 문화를 창조한다. 대체로 ‘지배-갈등-파괴’로 얼룩진 세계신화와는 달리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화합-상생-대동’의 신화들로 충만한 한국신화는 이제 새로운 세계문명사와 문화사가 지향해 나아가야 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여러 곳에 흩어진 신화와 이야기를 우리 신화 나름의 독자적인 체계로 정리해 담았다. 즉, ‘환인-환웅-환검’의 3분체계를 기본으로 ‘선천-중천-후천’시대의 시간체계를 씨줄로 삼고, ‘천상-지상-저승’의 공간체계를 날줄로 삼아 우리 신화를 체계적으로 짜냈다.

 여기에 한국신화의 원형을 ‘단군신화’와 ‘마고신화’로 삼아 이를 중심 원형으로 해 생성·변이된 다양한 신화의 연원, 계통, 변이 양상을 분석하고 또 각 신화들 사이의 신화학적 상호 연계성을 해석하고 있다. 우리 한반도가 생겨난 내력으로 전해지는 거인신 ‘장길손’은 단군신화에 전해지는 환웅이 천지를 창조하는 이야기를 원형으로 삼고 있으며, 제주도가 생겨난 내력으로 전해지는 여인신 ‘선문대할망’ 신화는 마고신화를 원형으로 보는 것이 그러하다.

 이 책은 제1부 ‘환인-선천시대’에서 이 시대 신화들은 암흑·혼돈의 세상에 언제 신들이 나타나고, 그 신들이 이 세상과 인간과 세상 만물들을 어떻게 생겨나는가를 알려 주는 이야기들, 우리나라가 생겨난 내력과 우리 민족의 조상이 탄생한 이야기(환웅과 웅녀의 이야기), 우리 민족의 나라가 건국한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제2부 ‘환웅-중천시대’는 우리 인류 문명의 초기 시대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도구를 발명하고, 의사소통 방법을 창안하면서 더 발전된 집단과 문명을 이루는 사이 발생한 신화를 다루고 있다. 제3부 ‘환검-후천시대’는 단군환검 신화를 시작으로 부여·고구려·백제·신라 등 여러 부족국가의 국조 탄생 신화들을 다루고 있다. 또 이 시기 다양한 신들을 공간별로 정리해 천신·지신·산신·마을신·집안신·수신·저승신을 소개한다. 

문화 트렌드 2022

신형덕·박지현 / 북코리아 / 1만3천500원

이 책은 2022년을 관통할 12가지의 문화 트렌드를 소개한다. 먼저 경제적 현상과 관련된 문화 트렌드로서 아트테크, 보복소비, 구독경제의 문화적 의미를 소개하고, 문화산업 중 특히 콘텐츠시장과 관련된 트렌드로서 디지털 캐릭터, 숏폼 콘텐츠, 트렌드 미디어에 대해 설명한다.

지난해 「문화 트렌드 2021」 서문에서 저자는 "문화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마치 여러 지류를 가진 큰 강의 본류를 조망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본류를 파악하면 왜 다양한 지류의 흐름이 만들어지는지 이해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어떠한 지류가 만들어지는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문화 트렌드의 사회적 의미와 관련해 사람들이 이방인을 대하는 태도, 금기를 넘나드는 예능, 프로와 아마추어의 불분명한 경계에 대해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문화 트렌드로 표출되는 대중의 잠재의식을 살펴보기 위해 대리만족의 욕구, 진실과 가식에 걸친 욕망, 그리고 사적 응징의 욕망에 대해 논한다. 

카톡 씨도 즐토하세요 오늘은.

조수선 / 몽트 / 9천 원

시인 조수선의 제4시집인 이 책은 이 시대를 대변하는 내용이다. 암울한 시기에 스마트폰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중요한 도구이며, 문자로 대화하는 단체대화방은 소통의 새로운 무대다. 카톡을 의인화해 시로 승화시킨 재치가 엿보이는 시집이다. 갸날픈 듯하면서도 세상을 올바로 읽고 직언을 시로 승화시키는 시인의 일상이 담겨 있다. 

시인 조수선의 작품들은 아름답고 다정하고 따뜻하다. 시인의 마음씨와 닮은 결고운 시이다. 일상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시를 퍼내는 작업을 하는 시인의 노력이 담긴 「카톡 씨도 즐토하세요 오늘은.」에서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린 맑은 물로 세수하듯 산뜻한 시의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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