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태초 지구상의 먼지는 바람에 의해 이동되는 화산재와 흙먼지에 불과했다. 그게 인간이 불을 사용하면서부터 흙먼지와 나무·짚 등을 태운 검댕이 섞인 연기먼지로 진화했다. 검댕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았지만 호흡기 등에 피해를 일으켰다. 그러던 것이 먼지도 점차 독성을 지니기 시작, 19세기 이후엔 먼지 속에 화학물질·중금속물질 등을 포함, 인체에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한 물질로 진화했다. 

대기 중 미세먼지만 해도 산업공정 및 연소시설, 자동차를 포함한 교통시설, 제철소, 벽돌 등 토양 관련 시설, 가정용 등 연소시설, 원자력발전소 등이 주요 오염원이다. 그런 오염원에서 중금속, 석면, 특정유해물질, 다이옥신 등이 포함된 악성 먼지를 대기 중으로 다량 배출한다. 이처럼 흙먼지에서 유독물질 미세먼지로 진화했다. 

그런데도 인간은 개선 의지보다는 방관, 석유 등 화석연료를 보다 많이 소비해 고체와 액체 입자로 된 복잡한 혼합물인 미세먼지를 대기로 많이 배출하고 있다. 문제는 먼지의 입자 크기가 점차 작아지며 먼지 속에 함유된 성분 또한 강한 독성을 내포, 사람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물질로 급격히 변하고 있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화학물질, 독가스를 초미세먼지로 무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맹독성 화학물질, 인체에 침투되면 치명적인 피해를 유발하는 중금속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를 대기 중으로 다량 배출, 바람을 이용해 날려 보내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가 폐질환, 혈관질환, 기관지천식, 피부질환 등을 일으켜 질병으로 인한 사회 혼란은 물론 국방력을 약화시켜 국가 스스로 무너지게 한다. 

미세먼지를 전쟁의 도구로 쓰는 시대가 올 수 있다. 향후 먼지의 진화는 예측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멀지 않은 미래에 먼지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는 시대가 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국을 중심으로 주변국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한반도는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먼지가 가을 이후 겨울과 봄 동안 한반도 상공을 덮치고 일본 상공까지 날아간다.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 먼지를 공동 조사한 결과 2018년 기준 한반도 상공 미세먼지 중 국내 발생은 51%이며 32%가 중국 동북부지역의 발전소 및 산업단지, 가정용 난방시설 등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17%도 일본 등 주변국들의 영향으로 밝혀졌다. 

중국이 고의로 독성물질을 포함한 미세먼지를 대기로 배출, 편서풍을 이용해 한반도 상공으로 보낼 수 있다. 한국 침략 도구로 미세먼지를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가정을 해 볼 수 없지 않다. 과거 돌을 던지고 싸우던 시대에서 칼과 활을 이용하고 총과 폭탄을 이용하던 시대를 거쳐 이제는 화학물질, 중금속을 이용한 초미세먼지를 무기화한 시대로 변화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먼지의 진화도 인간에 의해 이뤄지고, 보다 독성을 지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핵무기와 같은 악성 화학무기가 아닌 먼지를 무기로 한 시대가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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