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인천은 세계적인 허브공항인 인천공항과 전통의 인천항이 있어 하늘길과 뱃길이 교차하는 곳이다. 경인고속도로와 국철 1호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와 철도로서 그 시작이 인천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인천시민은 이런 측면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러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는 측면에 한정해서 ‘All Ways 인천’이라는 구호를 쓴 것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발전의 시발점으로서 역할을 당당히 해내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가는 과정에서 인천은 경쟁력 있는 도시, 시민의 행복이 넘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와 확신도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인천시 산하의 기초자치단체 중 서구는 그동안 속된 말로 ‘개 건너’라는 오명을 벗고 인천 발전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차지하는 면적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인구에다 수많은 굵직한 개발사업이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서구 주민들은 인천시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에서 일등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아무리 높은 이상과 포부를 갖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지도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들은 지도자를 신뢰하면서 지지하고 스스로 동참할 때 어려움은 극복되고 비전은 구체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천시장, 서구청장 등 지도자와 인천시민, 서구 주민 사이의 신뢰는 모든 것의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된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All Ways 인천, 일등 서구의 조건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인천광역시 그리고 서구는 시민과 그 주민과의 깊은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최소한 서구 주민의 입장에서는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박남춘 인천시장 스스로 제1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는 2022년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것임이 분명하다. 2025년 종료되기 위해서는 서울·경기도의 매립지 대체부지라도 선정됐어야 한다. 그런데 인천시가 먼저 인천시만을 위한 자체매립지를 마련하면 서울·경기도도 인천시의 모델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박 시장의 의견에 대해 타 지방자치단체는 "그것은 인천시의 생각"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렇다면 박 시장은 어떻게 2025년 수도권매립지의 문을 닫겠다는 것인가?

환경부 소유 토지 소유권 이전과 매립지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 등 선제적 조치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건설 등 약속도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도권 지역 폐기물은 계속 3-1공구에 반입돼 왔고 지금도 들어오고 있다면 "과연 누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서야 하는가"라는 서구 주민들의 물음에 박 시장은 답을 해야 한다. 

이재현 서구청장은 2016년 4월 매립지관리공사 사장으로 재직 당시 수도권매립지를 세계 최고의 친환경 복합테마파크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매립지 개발로 인해 130만 명의 고용 창출과 3조4천억 원의 잉여소득 확보로 서구 지역경제 발전에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쓰레기 매립이 완료된 지역에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드림파크를 조성하고 놀이공원과 호텔 등을 건설해 매립지를 황금의 땅으로 만들겠다며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 뉴저지를 방문, 외국 기업들과 총 사업비 1조 원의 투자확약을 체결했다고 언론을 통해 발표하지 않았던가. 

이 구청장은 서구지역과 주민들 사이에서 이슈의 중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매립지 사정과 서구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주민들이 물을 차례다. 본인이 계획하고 발표한 매립지 내 테마파크 건설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불안을 느낀 주민들은 스스로 차량시위를 하겠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차를 몰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이곳저곳에 분노를 표시하는 플래카드가 걸린 도시가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재현 서구청장이 바라는 All Ways 인천, 일등 서구는 아닐 것이다. 뭇 사람들이 매일 말을 뱉어내고 약속을 하지만 최소한 인천시장과 서구청장의 말에서 저울로 잴 수 없는 무게감과 자로 잴 수 없는 깊은 신뢰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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