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나은병원 신경과  과장
김진희 나은병원 신경과 과장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규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떨림’은 가장 흔한 이상운동 증상으로 주로 손에 많이 나타나며, 이렇게 손이 떨리는 모든 증상을 통틀어 수전증(手顫症)이라고 한다.

대부분 수전증 환자는 ‘본태성 진전’일 경우가 많다. 

본태성 진전은 주로 컵을 들거나, 글씨를 쓰거나, 젓가락질을 하는 등 손을 움직이거나 자세를 취할 때 떨림이 생기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으나 약 50%의 환자가 가족력을 나타냄에 따라 유전적 영향이 높은 것으로 이해된다. 

일반적으로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이 증가하고 진행될수록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그 증상이 경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특별히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양성 질환이지만,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 증상의 정도를 줄이는 대증적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교감신경에 대한 베타차단제가 주로 사용되며 항경련제, 향정신성 약물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약물요법을 최대한 적용했음에도 일상생활을 방해할 만한 심한 떨림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뇌의 시상핵 또는 담창구를 자극하는 뇌심부자극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위와 같이 손을 움직이거나 자세를 취할 때 떨림이 나타나는 본태성 진전과는 달리 손을 편안히 무릎에 올려놓거나 손을 쓰지 않고 걷고 있는 중에도 떨림이 나타나는 경우 신경계 퇴행성질환인 파킨슨씨병(Parkinson’s disease)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므로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손떨림과 함께 어지러움, 발음장애, 보행이상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됐다면 소뇌 등의 뇌병변에 의한 증상일 수 있으며, 이 외에도 약물 부작용이나 갑상샘항진증, 저혈당증과 같은 내과적 질환에서도 손떨림은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수전증은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므로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진단검사는 신경학적 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떨림 자체를 평가하기 위해 나선그릭, 쓰기 등을 진행한다. 본태성 진전과 파킨슨씨병 구분을 위해 도파민 전달체 스캔을 시행할 수 있다.

손떨림은 환자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유발해 심한 경우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가볍게 여기거나 방치해서는 안 되며, 합당한 치료를 받으면 손떨림의 불편에서 상당 부분 벗어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상담해 보기를 권한다. 

<나은병원 신경과 김진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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