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일생

김지민 / 소울하우스 / 1만3천500원

이 책은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내용과 해법에 대해서는 불확실할 때가 많은 ‘위안부’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1926년 어느 날, 식민지 조선 남쪽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한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전쟁 중인 타이완으로 끌려가 그곳에서 ‘위안부’ 생활을 하다 어렵사리 조선으로 돌아온 그녀가 숨죽이며 살다가 드디어 과거의 일이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목소리를 내어 ‘위안소’에서 겪었던 일을 증언하는 과정을 역사적 사실과 함께 담담히 풀어냈다.

 1~4장은 역사적 사실과 논쟁, 5장은 피해자의 이야기, 6~9장은 국경을 넘은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위안부’라는 표현의 의미부터 ‘위안부’ 문제와 이를 해결하려는 여러 운동, 그리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이나 필리핀, 심지어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에 있는 피해자들의 이야기와 이들을 돕고 있는 활동가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으로 ‘위안부’ 문제가 어떻게 진행돼 나가고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 폭넓게 다룬다.

 지난해 말 어느 국제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하버드대학 로스쿨의 마크 램지어 교수는 ‘국제법경제학리뷰’라는 학술저널에 게재한 ‘태평양전쟁 중 성계약’이라는 논문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여성들이 자발적 계약을 맺고 매춘부로 전쟁터로 갔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여러 학자들의 비판적 검증에 부닥쳐 지면 출판이 연기된 이 사건은 태평양전쟁 중에 일어났고 문제 제기된 지도 30년이 지난 ‘위안부’ 문제가 아직도 논쟁의 대상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 주는 사례다.

 오랜 시간 한국과 미국을 넘나들며 ‘위안부’ 교육안을 연구개발한 저자 김지민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 시선에서 조망하고 있다. 국가주의적 담론 대신 피해자와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는 서술에서 역사학자 특유의 비판의식이 드러난다. 친절하게 풀어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위안부’ 문제의 현재성과 보편성을 이해하게 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전망까지 스스로 고민하게 될 것이다.이 책은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내용과 해법에 대해서는 불확실할 때가 많은 ‘위안부’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1926년 어느 날, 식민지 조선 남쪽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한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전쟁 중인 타이완으로 끌려가 그곳에서 ‘위안부’ 생활을 하다 어렵사리 조선으로 돌아온 그녀가 숨죽이며 살다가 드디어 과거의 일이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목소리를 내어 ‘위안소’에서 겪었던 일을 증언하는 과정을 역사적 사실과 함께 담담히 풀어냈다.

 1~4장은 역사적 사실과 논쟁, 5장은 피해자의 이야기, 6~9장은 국경을 넘은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위안부’라는 표현의 의미부터 ‘위안부’ 문제와 이를 해결하려는 여러 운동, 그리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이나 필리핀, 심지어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에 있는 피해자들의 이야기와 이들을 돕고 있는 활동가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으로 ‘위안부’ 문제가 어떻게 진행돼 나가고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 폭넓게 다룬다.

 지난해 말 어느 국제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하버드대학 로스쿨의 마크 램지어 교수는 ‘국제법경제학리뷰’라는 학술저널에 게재한 ‘태평양전쟁 중 성계약’이라는 논문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여성들이 자발적 계약을 맺고 매춘부로 전쟁터로 갔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여러 학자들의 비판적 검증에 부닥쳐 지면 출판이 연기된 이 사건은 태평양전쟁 중에 일어났고 문제 제기된 지도 30년이 지난 ‘위안부’ 문제가 아직도 논쟁의 대상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 주는 사례다.

 오랜 시간 한국과 미국을 넘나들며 ‘위안부’ 교육안을 연구개발한 저자 김지민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 시선에서 조망하고 있다. 국가주의적 담론 대신 피해자와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는 서술에서 역사학자 특유의 비판의식이 드러난다. 친절하게 풀어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위안부’ 문제의 현재성과 보편성을 이해하게 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전망까지 스스로 고민하게 될 것이다.

홀로 있어도 눈부신

인천작가회의 / 다인아트 / 7천200원

 인천작가회의는 시분과 소속 시인들의 신작 시집 「홀로 있어도 눈부신」을 출간했다. 표제작이 담긴 양수덕 시인의 ‘빛의 자리’를 포함해 80편의 시가 실렸다. 인천이라는 장소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다양한 시선으로 재현했다.

 시인들은 ‘주안5동 공단도로를 지날 때마다 동수네 집 창문의 안부(김시언·동수네 창문이 열린 날-주안염전 저수지)’를 궁금해하고, ‘마지막 남은 성냥 하나를 심장에 그었던 소년 직공 김오진(이설야·조선인촌 주식회사 소년 직공 김오진)’의 삶을 재현하는 한편, 재개발로 곧 철거될 ‘옛 수도국산 밑 동네(조혜영·신도시 개발 예정지구3-개똥)’로부터 밀려난 이들의 목소리를 상상함으로써 바깥으로 밀려난 존재를 지금 이곳, 우리의 삶이 영위되는 장소로 불러낸다.

 서울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지리적 인식의 한 귀퉁이에서 소외된 채 머물러야 했던 인천은 언제나 중심과 주변의 이분법적 사고 속에서 지역적 층위로만 사유됐다. 이러한 고착화된 상상은 그 너머를 지향할 수 없게 했다. 그러나 우리에게 인천은, 지리학자인 ‘이-푸 투안’의 말마따나 우리의 경험과 삶, 애착이 녹아든 장소다. 주체와 타자로 중심과 주변으로 구분할 수 없는 삶의 장소이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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