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선두 경쟁을 하려면 2연패 부진을 딛고 반등이 필요하다.

오리온은 29일 현재 8승7패(승률 0.533)로 4위에 머물며 1위 수원 kt소닉붐(12승5패, 승률 0.706)과의 승차는 3게임 차다.

시즌 초반 상위권을 달리던 오리온은 최근 외국인 듀오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와 머피 할로웨이가 부진하면서 격차가 벌어지더니 4위까지 떨어졌다. 유독 외인과 인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오리온은 올해도 여전했다.

오리온은 1996년부터 지금까지 5번 이름을 바꾸면서 수많은 외인을 만났으나 32연패 시절 숙소를 이탈한 콜버트와 제러드 호먼, 최악의 뇌사 용병 폴 밀러, 30분 동안 무득점 MC 매지크 등 외인과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마르커스 힉스와 바비 레이저, 디드릭 로슨 등 괜찮은 용병도 있었지만 잡음은 지속됐다.

올 시즌에도 외인의 문제는 계속됐는데, 센터 라둘리차는 15경기에 출전해 24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포워드 할로웨이도 13경기에 출전하며 득점 평균 13.54점, 평균 리바운드 9.2를 기록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가드 이대성이 득점 8위(평균 16.41점)를, 포워드 이승현이 득점 17위(평균 13.73점)를 각각 기록하며 고군분투했다.

다만, 최근 빅맨 이종현이 오른쪽 어깨인대손상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으며 한동안 경기에 출전치 못하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위기에 몰린 오리온에 실낱같은 희망은 보름간의 휴식기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당초 2023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일정이 잡혀 리그가 중단되기로 했지만 대회 일정이 내년 2월로 연기되면서 일부 경기만 열리게 됐다. 이에 오리온은 지난 17일 한국가스공사전을 끝으로 다음 달 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삼성전까지 쉬게 됐다.

한국가스공사전에서 2연패를 당했으나 이제는 휴식기를 통해 전력을 재정비하고 반등을 노려야 할 때다.

외인의 부진을 완벽하게 메울 방법은 없으나 국내 기존 선수들의 기량은 뛰어나 충분히 반등을 노릴 여지는 보인다.

오리온은 올 시즌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빅3’로 꼽혔던 빅맨 이정현을 데려왔고, 이미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고양 수호신’이라고 불리는 이승현도 꾸준히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 외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선두 싸움도 꿈은 아니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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