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전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의 근육, 혈관, 신경 등은 위축된다. 또 활동량이 줄고 면역력이 약해져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병이 악화하거나 숨어 있던 질병이 발현하기도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골반이나 엉덩이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야외 활동과 운동량이 줄고 그만큼 관절이 경직되면서 고관절에 무리가 오기 쉽기 때문이다.

# 고관절 질환, 거동 불가능해지며 다양한 합병증 불러

고관절 질환에 노출되면 먼저 무릎, 발목, 척추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악화하면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거동이 불가능해진다. 결국 누워 있는 시간이 늘면서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된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에는 골관절염,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 대퇴비구충돌증후군, 점액낭염 등이 있다.

고관절 골관절염은 반복적인 사용과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일차성 골관절염과 선천성 이상 또는 외상, 감염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이차성 골관절염으로 나뉜다. 국내의 경우 일차성보다는 이차성 환자가 많은 편이다.

골관절염이 생기면 넓적다리뼈와 비구가 모두 망가지게 된다. 골관절염은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진행을 막을 순 없다. 평생 쉴 수 없는 관절이기 때문이다.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도 조심해야 한다. 넓적다리뼈 머리의 일부나 전체가 썩는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는 대퇴골두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괴사한 부위는 재생이 불가능하고 뼈가 허물어지면서 샅과 대퇴부 안쪽에 심한 통증이 생긴다.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은 넓적다리뼈나 비구의 모양에 변화가 생겨 비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비구순이 파열되거나 관절 연골이 손상되는 병이다. 발병 초기에는 걷거나 뛸 때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앉았다 일어날 때나 차에 타고 내릴 때, 자세를 바꿀 때처럼 특정 동작을 할 때 샅 부위에 강한 통증이 짧게 발생한다.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의 진행에 따른 비구순 파열이나 관절 연골 손상 시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고관절 점액낭염은 고관절 주위에 있는 18개의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달리기를 자주 하거나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 과도한 음주 피하고 올바른 자세와 근력운동은 필수

고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도한 음주를 피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 흔히 하는 다리를 꼬고 앉는 동작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자세는 고관절이 과도하게 굴곡되고 안으로 모이면서 회전하는 자세로 비구순이나 연골 손상을 부른다.

고관절이 가장 편안한 자세는 힘을 빼고 의자에 약간 비스듬히 걸터앉는 자세다. 오래 앉아 있거나 걷고 난 후 샅이 뻑뻑하고 시큰한 느낌이 있다면 이 자세를 취해 관절을 쉬게 한다. 

고관절은 항상 큰 하중이 가해지는 곳인 만큼 평소 자신의 체중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관절에는 하중을 최소화하면서 많이 움직이는 운동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수중운동이다. 물속에서는 체중에 의한 하중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아쿠아로빅 같은 격렬한 운동도 관절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실내 자전거 타기도 좋다. 자전거를 탈 때 가속을 급격하게 하면 뛸 때처럼 체중의 5배 이상 하중이 가해진다. 수중운동과 실내 자전거 타기를 하기 힘든 환경이라면 걷기도 좋다. 가속 없이 부드럽게 30분~1시간 동안 보행한다.

반대로 고관절을 과도하게 구부리는 동작이 필요한 스케이트, 태권도, 야구 등을 하다가 통증이 생긴다면 곧바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전상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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