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한국전력이 1일 승점 20(7승 4패)으로 남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30일 인천 대한항공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한국전력 선수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V리그 출범 이래 만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수원 한국전력이 올해는 비상의 날개를 펼쳤다.

한국전력은 1일 0시 기준 승점 20(7승4패)으로 남자부 선두를 달린다.

1945년 남선전기 배구단으로 시작한 한국전력은 남선전기가 합병되면서 1961년 한국전력 배구단으로 이름을 바꾼 뒤 사실상 대한민국 최고의 팀으로 각광받았다. 1958년 도쿄 아시안게임에는 한국전력 팀이 곧 대표팀이 돼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2005년 V리그 출범 당시엔 김철수와 이병희, 차승훈 등 노장들이 은퇴하면서 6개 팀 중 5위를 기록했다. 더욱이 2008-2009시즌 개막 후 1승도 거두지 못하며 25연패를 당하는 굴욕까지 맛본 한국전력은 2010-2011시즌까지 5∼6위에서 머물다 2011-2012시즌 4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도 잠시,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 6, 7위로 떨어졌는데 이후 2014-2015시즌과 2016-2017시즌 3위로 봄배구에 진출한 것 외에 5위 아니면 7위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한국전력은 2020년 대전 삼성화재에서 뛰던 베테랑 국가대표 레프트 박철우를 영입해 반전을 꾀했으나 기대보다 공격점유율과 리시브 실력이 감소하며 1라운드 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 전 열린 KOVO컵서 준결승에 오르며 기량을 펼쳤고, 개막 이후에는 1라운드부터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국전력은 부진했던 박철우를 백업으로 빼는 대신 외인 다우디와 박찬웅, 신영석, 서재덕, 이시몬 등을 주전으로 선택한 색다른 전략을 펼쳤는데, 오히려 이 전략이 잘 먹히면서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 시즌 대비 블로킹과 디그 실력이 늘었기 때문이다.

팀 공격성공률(48.54%)과 서브(평균 1.128개)가 지난 시즌 대비 조금 감소했으나 블로킹은 평균 2.872개로 지난 시즌(2.477개)보다 압도적으로 늘어났으며 7개 팀 중 1위를 기록했다. 디그 또한 3위(평균 9.90개)로 지난 시즌(9.583개)보다 올랐다.

배구 특성상 공격을 아무리 잘해도 상대 공격을 막는 블로킹과 상대 공격, 서브 등을 공격으로 이어주는 디그의 비중이 큰 만큼 팀에 많은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더욱이 부상으로 이탈했던 센터 신영석이 지난달 30일 인천 대한항공전에 선발 출전해 블로킹 2개를 포함, 9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가뜩이나 단단했던 한국전력이 신영석의 복귀로 더욱 강인해져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경기를 보니 신영석의 몸이 많이 괜찮아졌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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