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근 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센터 과장
조민근 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센터 과장

식중독은 흔히 여름에 상한 음식을 먹어서 생기는 질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겨울철에도 식중독의 위험이 있는데, ‘노로바이러스’ 때문이다.

식약처에서 발표한 최근 5년간 식중독 발생 현황을 보면 여름철에는 병원성대장균, 살모넬라 등의 세균성 식중독 발생이 많지만 겨울철에는 바이러스성 식중독인 노로바이러스가 증가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월과 3월에 특히 많이 발생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력이 강하고 온도 변화에 강해 얼음이 얼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도 오랫동안 감염력을 유지한다. 소량의 바이러스로도 감염될 만큼 전염성이 높다. 오염된 음식물과 노로바이러스 감염자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특히 겨울철 음식인 어패류를 통해 쉽게 감염된다. 집단 배식 시 오염된 조리자가 조리한 음식을 섭취한 경우에도 감염이 일어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처음엔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복통, 구토, 설사가 지속되며 독감에 걸린 것과 같이 근육통과 두통, 미열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은 보통 2~3일 정도 지난 후 회복되며 특별한 후유증은 없다. 그러나 고령자나 소아 등 면역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증상이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심각한 탈수 증상과 함께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확실한 치료제나 예방 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탈수가 심해지거나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하면 수액을 통한 수분 공급을 하며, 복통이 심할 경우 진경제와 진통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대부분 저절로 회복돼 경과가 좋기 때문에 외래에서 치료를 시행하지만, 합병증 위험이 높은 고령자와 소아 등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입원치료를 고려한다.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누를 이용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을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어패류의 경우 완전히 익혀야 하고, 생식을 하는 채소나 과일은 깨끗한 물에 씻어서 섭취해야 한다.

<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센터 조민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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