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위주의 정규 교육과정은 진학의 목적에는 부합하지만 획일성의 한계로 학생들의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 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급변하는 사회에 적합한 미래 인재 양성 차원에서 창의적 학생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취지에서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에 기인한 통합 중·고등학교인 ‘(가칭)신나는학교’ 설립 운영을 준비 중이다.

정규교육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 극대화가 신나는학교의 운영 목표다. 안성시에 위치한 폐교인 보개초등학교에 내년 3월 개교하는 신나는학교가 무엇인지 짚어 봤다. 

경기도교육청이 시범운영 중인 ‘미리신나는학교’ 2기 학생들이 파쿠르를 배우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시범운영 중인 ‘미리신나는학교’ 2기 학생들이 파쿠르를 배우고 있다

# 학생 개개인 특성 살리는 현실판 해리포터 호그와트 마법학교

 신나는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제60조 3 대안학교(각종학교)에 근거해 기숙형 중·고 통합운영 학교로 설립된다. 올해 3월 폐교된 안성 보개초등학교 터에 개교해 도내 학생 및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중·고 통합 약 100명(연도별 약 30명 모집) 규모로 운영된다. 

 역사를 포함한 국어사회 50%, 연간수업일 180일을 통해 공식 학력을 인정받는 학교로, 서로의 흥미와 재능을 공유하고 개발 및 실천 역량을 높이는 탈학급, 무학년제의 학점제가 특징이다.

 신나는학교는 이 교육감이 언급했던 ‘해리포터 호그와트 마법학교’로서 주목받는다. 이 교육감은 소설 「해리포터」에서 저마다의 마법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기숙생활을 하며 각자의 능력을 개발하는 호그와트 학교를 현실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실제 도교육청은 지난해 8~12월 (가칭)해리포터학교 설립 방안 정책 연구를 시행하고 신나는학교 설립 사전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신나는학교를 호그와트 학교를 넘어 마법이 실현되는 ‘상상 학교’로서 온·오프라인과 학교 안팎을 아우르는 자유로운 학교로 운영할 계획이다.

미리신나는학교’ 2기 학생들이 동묘 풍물시장을 탐방하고 있다.
미리신나는학교’ 2기 학생들이 동묘 풍물시장을 탐방하고 있다.

# 자유롭게, 신나게, 함께하는 신개념 학교

 신나는학교는 ‘앎과 삶이 만나 꿈을 꾸는 길’을 비전으로, ‘자유롭고, 신나게, 함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원하는 것을 배우고 행동하는 자유와 무한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고 공동체 생활로 교우가 동반 성장하는 구조다.

 신나는학교에서 활동할 학생과 교사들의 이상적인 자질도 색다르다. 학생상은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는 삶의 주인 ▶학교를 스스로 만드는 배움의 주체 ▶문화를 창조하는 예술적 존재 ▶사회를 변화시키는 세계시민 등이다. 교사상은 ▶돌봄과 소통의 멘토 ▶배움의 환경을 구성하는 조정자 ▶배움을 연결하는 연결자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등이다.

 이 같은 학생 및 교원 특성 때문에 도교육청은 미래교육 리더십 아카데미와 교사 연구회 등을 거쳐 교원을 배치할 방침이다. 

 아울러 도교육청은 신나는학교에 개방형 공모교장과 교사 초빙제를 적용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포진한 산학 겸임교사도 투입할 계획이다. 학생들도 진로 결정을 위해 공동체 생활을 마다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있는 성향의 인재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 경기미래교육 포럼서 ‘우리가 꿈꾸는 미래학교’로 거론

 지난해 11월 열린 경기미래교육 포럼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은 학생들이 주도하는 체험형 학교의 신설 필요성에 공감했다. 포럼에서는 개성이 강한 학생들이 정형화된 교육에 괴리감을 느껴 학업을 중단해 ‘학교 밖 청소년’으로 전락하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차원에서도 미래지향적인 대안학교가 설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대안학교설립운영위원회 심의와 공간혁신 설계용역, 교명선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신나는학교 설립을 결정했다. 신나는학교는 내년 3월 개교한 이후 이듬해 2월까지 각종 시설을 갖추게 된다. 

 신나는학교가 들어서는 안성 보개초는 시내 중심지 6.4㎞에 위치하고, 제2경부고속국도 안성맞춤나들목 나들목과 인접해 접근성이 좋다.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학생들.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학생들.

# 신나는학교 학생중심 개교추진단 ‘미리신나는학교’ 운영

 도교육청은 신개념 학교인 신나는학교의 개교에 앞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교 운영 방향을 설정하도록 학생 중심 개교추진단인 ‘미리신나는학교’를 운영했다. 

 도교육청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지정 및 운영 계획에 따라 지난 9월 추진된 미리신나는학교는 중고생 및 동일 연령 청소년 20명을 대상으로 이달까지 운영된다.

 참여 청소년들은 안성교직원수덕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안성 몽실학교와 보개초 등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정규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학생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각종 분야에서 노력하며 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특히 신나는학교의 비전과 철학을 수립하고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의 방향 설계, 교과목 개설, 학교 공간 공동체 참여 설계 사전 기획 등의 운영 전반을 스스로 구상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미리신나는학교에 참여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벌써 높은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신나는학교가 학업에만 치중했던 천편일률적인 인재가 아닌 관심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창의적 인재 육성의 요람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상현 기자 ksh@kihoilbo.co.kr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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