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 인천시 서구 아동행복과
이선우 인천시 서구 아동행복과

코로나19 장기화는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특히 아이 돌봄은 코로나19 전후 큰 변화가 요구됐다. 그 어떤 것보다 방역이라는 가치가 우선시 되면서 아이 돌봄 기관들은 휴원과 긴급돌봄을 반복했다. 서비스의 부재는 온전히 가정의 돌봄 부담으로 부과됐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해 앞으로 당분간은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국 우리는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하며, 정책도 그에 대처할 수 있도록 수립돼야 한다. 이제 아이 돌봄은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공통으로 해결할 과제이다.

사실 아이 돌봄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그 이전부터도 정부와 각 지자체의 많은 노력이 이어져 왔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 정부는 2017년 범정부 공동추진단을 구성해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사업’을 추진했다. 온종일 돌봄의 핵심은 돌봄서비스의 대상, 운영시간, 공간, 인력 등을 확대하고 연계함으로써 그동안 다소 정책적으로 소홀했던 초등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는 것에 있다. 일단 공공 돌봄서비스의 양을 늘렸다는 점에선 성공적이다. 올해 8월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각 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등돌봄교실이 2017년 1만1천980실에서 올해 1만4천278실로 2천 실가량 증가했다. 이용 아동도 2017년 24만5천303명에서 올해 25만6천213명으로 1만 명 이상 늘어났다.

그런데 양적으로 증가한 만큼 실제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을까? 안타깝게도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는 서비스에 이른바 ‘틈새’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범정부 온종일 돌봄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그 이유를 대략 알 수 있다. 응답자의 64.7%가 오후 6시까지, 11.9%가 오후 7시까지 돌봄 제공을 희망하지만 현재 오후 5시 이후까지 운영하는 초등돌봄교실은 전체의 11.1% 수준에 불과하다. 공급과 수요가 불일치하는 틈새가 확인된 셈이다. 그 틈을 메우고자 정부와 지자체가 마을 돌봄 강화를 내세우며 다함께돌봄센터를 중심으로 돌봄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점점 증가하는 돌봄 수요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돌봄 서비스가 시설의 양적 확충에 집중했다면 코로나19 이후의 서비스는 수요자 욕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인천 서구는 그 전환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서구는 아이 돌봄기관 방역관리의 컨트롤타워로서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코로나19에서 안전한 돌봄환경을 조성했다. 다음으로 ‘서로이음 아이돌봄’이라는 서구 고유의 돌봄 서비스 브랜드를 론칭(launching), 그동안 뿔뿔이 흩어져 있어 수혜자는 물론이고 담당자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던 돌봄 관련 서비스를 한데 모았다. 누구나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연령·기능·장소별로 구분하고 통합한 시스템이다. ‘서로이음 아이돌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서구청 홈페이지(소통1번가 PLUS)의 맞춤형 복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백 없는 온종일 돌봄을 실현하고자 내년도 신규 사업으로 ‘틈새형 돌봄’을 실시할 계획이다. 틈새형 돌봄은 마을 내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주민자치회 사무실, 작은도서관, 사회복지관 등)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를 뜻한다. 주민자치회 등 자치기구나 비영리단체에서 지역에 돌봄 욕구가 있을 시 공간과 인력을 제공하고, 구는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형태다. 또한 교육청과도 연계해 아동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돌봄 욕구 수요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주민이 원하는 바를 실증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향후 더 탄탄한 돌봄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있어 근거 기반 정책(Evidence-based policy) 실현을 통해 주민의 체감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이 되길 기대한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아이 낳고 싶고, 양육하기 쉽고, 교육하기 좋은 도시’ 실현의 기폭제가 될 서구의 혁신 모델인 ‘서로이음 아이돌봄’을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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