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16곳에 적용 중인 방역패스 시행이 의무화된 13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앞에 백신패스 안내 배너가 설치됐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다중이용시설 16곳에 적용 중인 방역패스 시행이 의무화된 13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앞에 백신패스 안내 배너가 설치됐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방역패스 의무 적용이 시행된 첫날. 1주일이라는 계도기간을 거쳤지만 지역 내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일부 피트니스센터 등 다중이용시설들은 강화된 방역대책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13일 오전 6시 20분께 남동구 구월동 A피트니스센터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2명의 여성 회원이 운동 중이었다. 이후 30여 분이 지나는 동안 또 다른 4명의 회원들이 차례로 입장했지만 회원에 한해 이뤄지는 얼굴인식 출입시스템을 통과할 뿐 발열 체크는 물론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확인하는 QR코드 인식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여성 트레이너가 근무했지만 방역패스와 관련한 그 어떤 안내도 듣지 못했다.

오전 10시 30분께 찾은 구월동 B스터디카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쉽게 띄는 곳에 발열체크기와 QR코드 인식 시스템이 설치됐지만 스터디카페 자체가 무인으로 운영 중이어서 이용객들은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입장을 들으려 해도 무인카페라 관리자를 만날 방법조차 없었다.

오전 11시 50분께 구월동 C식당에서는 한때 QR코드 인식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손님 10여 명이 식당 밖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옷깃을 여며야 했다. 식당 측은 수기로 방문자의 연락처를 적게 하는 ‘긴급조치’를 발동했다. 하지만 QR코드 인식기가 끝내 작동하지 않아 결국 식당은 이용객들의 코로나19 접종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손님을 맞은 꼴이었다.

비슷한 시간 D구청 앞 식당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실감케 하듯 허술한 방역대책으로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서빙 업무를 하는 중년 여성이 주방을 향해 "○○○○과 2명 추가요"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D구청 공무원들이 이미 자리를 잡았음을 짐작게 했지만, 식당에 들어서는 그 누구에게도 발열 체크나 QR코드 인식 절차는 안내되지 않았다.

해당 식당 관계자는 "점심시간 이용객들 상당수가 공무원들이라 잘 아는데다 대부분 장부를 만들어 놓고 월말 결제를 하기 때문에 혹시 누군가 코로나에 걸린다 해도 날짜별로 누가 왔는지 방역당국에 제출 가능한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시큰둥했다.

오후 2시께 연수구 송도동의 한 PC방도 방역에 무관심하긴 매한가지였다. 발열체크기와 QR코드 인식기는 설치됐지만 이용객들은 지나치기 일쑤였고, 이미 자리잡은 고객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게임에 열중했지만 관계자의 제지는 없었다.

한편, 이번 조치는 다음 달 2일까지 이어진다. 방역패스 대상자들은 방역수칙을 위반했다가 적발되면 이용자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사업주는 1차 위반 시 15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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