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평소 알고 지낸 중년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까지 살해한 권재찬(52)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인천미추홀경찰서는 14일 강도살인·사체유기·특수절도 등 혐의로 권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권 씨는 지난 4일 오전 7∼9시께 미추홀구 한 상가건물에서 5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권 씨는 A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450만 원을 인출했고, A씨가 지녔던 1천100만 원 상당의 귀금속도 빼앗았다.

5일에는 인천시 중구 을왕리 인근 야산에서 공범 B(40대)씨를 미리 준비한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직접 A씨를 살해하지 않았지만 현금을 인출하고 A씨 시신 유기를 도왔다. 권 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와 B씨 모두 말다툼하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권 씨가 A씨를 살해하기 전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미리 알아낸데다 귀금속까지 빼앗은 점 등을 근거로 금품을 노린 ‘계획범행’으로 판단했다.

권 씨는 2003년에도 인천에서 전당포 업주(사망 당시 69세)를 때려 살해한 뒤 수표와 현금 32만 원을 훔쳐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뒤늦게 붙잡혔다. 당시 강도살인과 밀항단속법 위반 등 5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감형됐고, 징역 15년을 살다 2018년 출소했다. 출소 후 경찰의 관리 대상이었으나 지난 5월과 8월 절도 등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행적, 휴대전화 분석 자료, 약물이 검출된 피해여성의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계획적 살인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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