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현재 우리 사회는 역사적으로 유야무야(有耶無耶)한 존재에 지나지 않던 20대의 강력한 저항이 돋보인다. 현 정부의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따른 불공정한 방침에 강력한 반기를 들면서 드러난 20대의 집단행동이 2021년 서울, 부산 시장의 보궐선거에서 공정한 세상을 꿈꾸며 우리 사회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강력한 개혁의 집단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2022년 대선을 위한 움직임에도 ‘이대남(20대 남자)’ ‘이대녀(20대 여자)’로 지칭되는 파워를 형성하며 선거판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초중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초중등학교는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20~30대의 젊은 교사들이 다수를 구성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82년생 김지영’과 ‘90년대생이 몰려오고 있다’는 베스트셀러의 제목에서 보듯이 이 사회의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다. 머잖아 그들은 교직문화의 새로운 물결을 주도할 세력으로 전면에 등장하리라 예측된다. 본래 그들이 누구인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전(前)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보라’며 수차례 언급했듯이 대한민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교육열과 함께 교사의 높은 수준이 국제사회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교사집단은 높은 학력(學力)을 가진 인재들이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 학교가 과거와는 다르게 학생과 교사의 세대차가 큰 것처럼 교사 간에도 MZ세대 교사와 기성세대 교사 간의 생각의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다는 것이다. 소위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라 불리는 젊은 MZ 교사들은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s)들이다. 여기서 잠시 기업의 경우를 보자. MZ세대는 기업 조직의 50~9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취업의 문을 뚫고 입사와 동시에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그것은 조직과 업무적응의 실패와 급여 및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 근무지역 및 환경 불만, 공무원 취업 준비, 유학 등의 이유를 내세운다. 즉, 그들은 물질만능의 시대를 살면서도 급여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나쁜 조직문화, 열악한 복지·환경, 허약한 리더십이란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교직은 철밥통을 유지한 채 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소유한 학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이른바 고인물이 돼 썩거나 기성세대와 타협하고 아예 복지부동을 넘어 숨을 죽이고 존재감이 미약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즉, 그저 있는 둥 마는 둥(exist)한 채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present)로 살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이 가진 장점-뛰어난 IT 능력으로 글로벌 역량이 우수하고, 지시 업무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방향성이 제시되면 빠른 수용과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개성이 뚜렷해 소통이 편하며, 호불호가 명확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본인의 능력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등-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와 거침없는 의사표현, 배려심의 부족, 이익에 민감하고 한 학교에 오래 머무르지 않으려는 특성으로 인해 존재가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현재 MZ세대의 교사는 학교에서 학급관리를 잘하나 동료 교사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학습관리를 못하지만 동료 교사와의 관계는 좋은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가장 필요하지만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공동체 문화로 ‘소통’을 꼽는다. 그들에겐 변화와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것으로 존중, 배려, 경청 등의 정서적 소통을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의 업무적 소통을 중심으로, 철학과 비전, 핵심가치를 지향하는 소통이 요구된다. MZ세대의 교사들은 자세히 봐야 예쁘고 오래 봐야 사랑스럽다. 학교장에게는 소외당하는 MZ세대의 ‘다름’을 존중하고 기성세대의 ‘독점’을 경계하면서 학교 비전과 목표에서 같은 것을 추구하는 ‘존이구동(尊異求同)’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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