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 (사)인천아카데미 이사장
최순자 (사)인천아카데미 이사장

"인천아카데미와 함께하는 차세대멘토링" 교육기부를 마감하며 이 사업 참여자에게 찬사와 감사 인사를 보낸다.

 본 프로그램의 주최는 (사)인천아카데미이고, 후원은 인천시교육청이었다.

 멘토인 인천아카데미 회원 30여 교수(박사)님, 멘티인 103명의 인천시 고교 2년생, 30여명의 각 전공 도우미 대학(원)생, 그리고 멘티가 소속된 각 고등학교 담당선생님 등이 사업 참여자였다.

 프로그램 목적은 학업 성적 중위권인 인천의 고교 2년생의 장점이나 특성을 발굴하여 그들에게 자신감 회복과 동기부여 제공이었다.  

 30개로 편성된 멘토링 그룹은 37개 고등학교에서 지원한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선정된 103명을 서로 같은 전공희망자끼리 나뉘어 구성되었다. 7월 20일 처음으로 이 사업의 특성 및 사업 내용에 대한 소개 등 워크숍을 시작으로 4개월간 각 그룹별 총 6회의 멘토링이 이루어졌다.

 판데믹 때문에 어떤 그룹은 100% 줌회의로, 어떤 그룹은 1~2회 그 분야 사회인들과의 교류로, 어떤 그룹은 2~3회 멘토교수님의 연구실 탐방 및 실험 체험 등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처음 필자가 읽은 104개 자기소개서(선정된 104명 멘티들의 글)의 공통점은 ‘자신감 결여’ 와 "과연 이 멘토링이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라는 의구심이었다. 그러나 멘토링 후 제출한 92명의 ’성장에세이‘를 읽고 "긍정적 사고와 자신감"의 소유자로 변해있음에 놀랐다. 이는 진정한 멘토링 개념으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주신 멘토, 반신반의에서 출발하여 열정적으로 참여한 멘티 및 폭 넓은 정보 제공과 협동심을 부여해준 도우미에 의한 뜻 깊은 성과였다. 

 멘토링이 성공적이라고 스스로 평가한 92명(11명 미제출) 멘티들이 제출한 에세이에서 발췌한 공통분모는 다음과 같았다. 

 1. 목표 의식 및 구체적 진로 설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2. 전공에 대한 다양하고 폭 넓은 시야와 새로운 도전 정신을 갖게 되었다

 3. 스스로 많이 성장하고 적극적인 학교활동과 긍정적 사고에 대한 지혜를 얻었다  

 4. 자신감이 생기고, 생각하기보다 실천하는데 동기부여가 되었다

 5. 비슷한 전공에 관심 있는 다른 학교의 새로운 친구들과 친교 및 정보 교류 등 유익한 경험이 되었다

 6. 적극적인 태도로 열심히 공부한 결과 성적이 올라가 기뻤다

 특히 항상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의 또래끼리 어울리다가 다른 학교, 같은 전공분야 또래들과 어떤 주제에 대한 구두 발표, 다양한 정보 습득 및 의견 교류 등은 본 교육기부가 추구한 동기부여에 부합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반면, 멘토링 내용에 대한 자체평가와 달리 멘티들의 에세이 작성 형식은 많이 부족하였다. 에세이 작성법에 대한 특강이 제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것은 학교 현장에서 글쓰기 같은 활동이 제한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항상 타인과 어울리고 협동하며 살아간다. 이 때, 가장 기본적 도구(Tool)가 바로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이다. 본인이 하는 말은 누군가 듣기 위함이고, 본인이 쓰는 글은 누군가 읽기 위함이다.

 요즈음 대학 입시에서 학교 성적만큼 면접이나 논술 등이 중요하게 적용된다. 특히 대한민국의 교육여건(학급 당 상대적으로 적은 학생 수) 상 의견 발표, 토론, 책이나 영화 보고 에세이 작성 및 일기 쓰기 등은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 과제이다. 특히 참교육을 주장하는 교육현장에서 더 더욱 실천되어야 할 교육 내용이다.

 중위권 학업성적 고교생 대상의 멘토링은 순수한 교육 차원에서 처음으로 시도됐지만 결코 쉽지 않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학업성적 중위권 대상학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멘토의 의도대로 멘토링이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대부분 기존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우수학생 위주로 수행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94명 인천아카데미 회원 중에서 멘토링이 가능한 25개 전공분야가 지원한 수많은 고학생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안타까웠다. 특히, 요즈음 가장 인기가 높은 IT분야는 아카데미 회원수 대비 지원자수가 많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셋째, 연구와 교육에 바쁜 멘토들이 4-5개월(총 6회 이상)간 멘토링에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다른 형식의 멘토링을 생각해야 한다.

 넷째, 교육기부라는 의욕만 앞섰을 뿐, 사업 진행에 필요한 예산 없이 출발하였기에 초기에 기획된 진정한 멘토링을 실현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멘토님들께 송구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에 참여자와 인천시교육청, 그리고 (사)인천아카데미 담당자들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지난 주, 12월 23일에 멘토링 참여자들의 성장공유회 및 에세이 수상식이 인천시교육청에서 거행되었다. 수상한 학생의 발표를 들으며, 대학생 못지않은 발표자료 준비와 발표력에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교육은 역시 교육 컨텐츠와 교육자에 의해 변화가 가능한 분야임을 재확인하는 기쁨 뒤에 마음은 무겁고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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