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훈 대진대학교 교수
정연훈 대진대학교 교수

코로나19가 초래한 언택트 시대, 배달 음식과 온라인 쇼핑을 즐기게 되면서 포장용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 플라스틱들은 해양으로 흘러가 환경문제를 대두시켰다. 

대한민국 행정력과 국민들의 성실함으로 쓰레기 분리배출이 철저한데도, 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문제되는지 의문을 품지만 이유는 분명하다. 일부 플라스틱 폐기물만이 재활용 또는 소각되고, 약 60%는 매립되거나 버려지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양쓰레기의 25%는 생활쓰레기로서, 1년에 약 480만t에서 1천270만t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머지않아 바다에 플라스틱이 물고기보다 더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당연한 결과다. 

바다거북은 비닐봉지 쓰레기가 먹잇감인 줄 알고 삼키고, 바닷새들은 해수면에 떠도는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먹어 치운다. 고래의 배 속에서는 100㎏에 육박하는 플라스틱 덩어리와 우리가 마구 버린 과자·라면 등 비닐봉지, 플라스틱 용기 등이 나왔다는 보고도 있다.

코로나 시대 우리가 매일 착용하는 일회용 마스크의 부직포도 생수 페트병 마개와 같은 폴리프로필렌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마스크도 소각되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다.

1·2차 미세플라스틱도 문제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제조 당시부터 작게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이다. 세안제, 공업용 연마제, 화장품, 세정제, 스크럽, 세탁세제 등의 알갱이가 그것이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자외선을 받은 뒤 풍화 작용을 거쳐 미세한 조각으로 떨어져 나가 생긴 것을 말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의 최하층인 플랑크톤으로부터 크고 작은 물고기와 어패류를 거쳐 우리의 식탁까지 오른다. 세계자연기금(WWF)의 2020년 연구 자료인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에 따르면 1인이 매주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평균 2천여 개다.

때문에 각종 국제기구와 여러 나라들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예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EU는 1차 미세플라스틱과 해양환경을 해치는 합성수지 생산을 제한하고 있다. 또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경고한 G7 행동계획(G7APML) 기반의 이탈리아 볼로냐 성명서, 일본 도야마 성명서 등이 있다.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제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우선 대형 마트부터 그 변화와 실천을 촉구하며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했고, 그 성과를 확인했다. 롯데마트는 5년 내 플라스틱 사용량을 50%까지 감축하기로 했고, 이마트 일부 매장에서는 재사용 용기에 세제를 담아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나아가 대형 마트뿐만 아니라 정부와 제조사들도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관련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 소비자들의 역할도 크다.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용기,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방지하기 위한 섬유 조각을 모으는 세탁 주머니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여기에 폐기물 관련 법규의 재정비와 생활 속 플라스틱 사용 규제 및 폐플라스틱 처리에 대한 홍보까지 더해진다면 코로나가 불러온 ‘미세플라스틱 더블 팬데믹’으로부터 환경을 지켜 낼 수 있을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