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를 인식하지 않고서는 무인 매장에서 음료 시음 등이 허용되지 않지만 인천시 미추홀구 한 무인 론드리 카페는 테이블과 의자를 비치한 채 이용객을 맞고 있다.
QR코드를 인식하지 않고서는 무인 매장에서 음료 시음 등이 허용되지 않지만 인천시 미추홀구 한 무인 론드리 카페는 테이블과 의자를 비치한 채 이용객을 맞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6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A무인 론드리 카페(빨래방).

이곳은 기존 무인 빨래방과는 달리 세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앉아서 음료를 마시거나 쉬게끔 의자와 테이블, 음료 자판기까지 설치됐다. 또 이용객 편의를 위해 와이파이는 물론 휴대전화 충전기까지 완비됐다.

이곳은 들어서자마자 입구 벽면에 A4용지 크기의 공지문이 취재진을 맞이했다. 일반 카페와 마찬가지로 방역패스 적용을 받아 전자출입명부인 QR코드를 접촉해야 매장 이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발열체크기도 없고 QR코드를 인식하지 않아도 누구 하나 제지하는 이가 없다. 빨래방이라기보다는 카페에 가까운 분위기가 연출돼 부부로 보이는 남녀 한 쌍이 음료를 마시는가 하면 담소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QR코드를 인식하지 않고서는 무인카페에서도 음료 등 취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20여 분 후 백팩을 메고 이곳을 찾은 한 남성은 가방에서 빨랫감 몇 개를 꺼내 세탁기에 집어 넣고는 익숙한 듯 ‘Coffee bar’라고 적힌 커피음료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 테이블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 이 남성은 QR코드를 찍지 않았지만 이용객 그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방역 구멍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오후 8시께 남동구 B무인 론드리 카페의 방역패스 관리는 더욱 허술했다. QR코드 인식기는 물론 발열체크기도 없이 수기명부만 책상에 덩그러니 있었다. 그나마 수기명부도 제대로 작성됐다고 보기 힘들었다. 마지막 이용자의 출입시간은 오후 2시로 표기됐고, 이용객들의 전화번호도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다.

이처럼 인천지역 일부 무인점포들이 방역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

28일 오후 4시께 남동구 C스터디카페도 방역패스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방역 사각지대임이 확인됐다. 입구에는 전자출입명부를 등록해야 입장이 허용된다는 공지문이 붙었지만 QR코드 인식을 하지 않고도 입장이 가능했다.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지만 카페 안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20분이 지나도 관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방역당국이 발표한 무인카페 방역수칙에 따르면 매장 내 취식을 할 경우 전자출입명부 또는 간편전화 체크인을 이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된다. 무인카페 이용자는 단속 횟수에 관계없이 10만 원, 운영자는 1차 150만 원 이하, 2차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시 관계자는 "무인카페는 CCTV를 통해 업주가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확인한다"며 "현재 중앙대책본부에 이 같은 문제점을 알리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중"이라고 했다.

강인희 인턴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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