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학교 운동장.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국내 한 프로축구 구단 청소년 팀에 새로 입단한 선수 때문에 구단 안팎이 시끄럽다.

29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팀 B감독이 아들을 C클럽에 넣는 대신 최근 C클럽 출신 D선수를 팀에 합류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구설에 올랐다.

B감독 아들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구단의 D팀에서 뛰다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이 일자 올 5월께 퇴출됐다. 하지만 올 하반기 C클럽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달 C클럽 출신 E선수가 B감독이 이끄는 A팀에 입단했다.

C클럽 선수 명단 확인 결과 B감독 아들의 이름이 올라 있었고, 지난 28일 열린 구단 D팀과 C클럽과의 연습경기에 B감독 아들도 출전했다.

게다가 E선수는 내년 3월 중학교에 입학 예정인 초등학생 신분인데도 이미 중학생 클럽인 A팀에 합류한 뒤 훈련을 시작해 의혹을 더한다.

특히 B감독과 C클럽 감독은 대학 선후배 관계로, 이들이 조건부 클럽 입단을 물밑 거래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40대 학부모는 "A팀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입단이 쉽지 않은데, B감독 아들과 맞바꾼 선수가 들어와 자리를 꿰차는 통에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말이 많다"며 "낙하산으로 누군가를 끼워 넣으면 선수들 사기도 떨어지고 학부모들도 구단을 불신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축구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모 구단 관계자는 "B감독 아들과 E선수뿐 아니라 입시비리라고 볼 만한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며 "초·중·고등학생 가리지 않고 선수 주고받기가 몇 차례 이뤄졌다고 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B감독은 "아들이 있는 곳은 누구나 다닐 만한 팀으로 테스트를 받고 합격했다"며 "선수를 넣는 조건으로 선수를 받는다는 얘기는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고, A팀에 입단한 친구들은 모두 각 팀 에이스로 정당한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A팀을 포함한 청소년 선수 선발은 스카우트 매뉴얼에 따라 절차를 거쳐 진행한다"며 "스카우터들 및 청소년팀 지도자들과 충분한 평가를 거쳐 선발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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