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가 300만 인천시민들의 이동권을 책임지는 조직이다 보니 당선 순간에는 기쁜 마음이 들었지만 쉽지만은 않은 자리라 잘해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제12대 인천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에 당선된 김현기(36)당선인의 말이다. 김 당선인은 88.6%가 참여한 투표에서 56.93%를 득표했다.

김 당선인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30대 MZ세대라는 사실 때문이다. 김 당선인은 노조위원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로 노동조합의 세대교체 및 소통을 꼽았다.

인천교통공사노조는 공사가 설립한 1998년 함께 출범했다. 그동안 노조를 이끌어 온 핵심 간부들은 주로 1999년 인천도시철도 1호선 개통 당시 입사한 직원들이 다수였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인천 2호선 개통과 함께 신규 직원들이 대규모 입사하며 MZ세대 청년 직원 및 조합원이 크게 늘었다. 김 당선인이 선택받은 배경은 기존 노조에서 활동한 세대와 앞으로 노조를 이끌어 갈 청년 세대 간 소통을 위한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그는 "기존 노조는 청년들의 외면을 받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사실에 위기감을 느꼈다"며 "청년세대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노동조합을 원했기에 당선이 가능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청년 조합원들에게 ‘우리도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해 노조의 문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보여 주고 세대교체를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첨언했다.

인천교통공사는 2천800여 명이 근무하는 대형 조직이다. 사업 영역도 인천도시철도 1·2호선과 서울지하철 7호선, 간선버스, BRT, GRT, 장애인콜택시, 월미바다열차 등 인천지역 교통복지 분야를 망라해 다양한 직렬과 직종, 근무 형태로 운영된다. 그렇다 보니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도 달라 모든 노동자의 의견을 조율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사업장이 인천 전역에 퍼져 조합원을 만나러 가는 이동시간만 반나절을 소비하기도 한다.

김 당선인이 임기 내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뽑은 사안은 안전인력 충원이다. 지하철을 유지·보수하는 노동환경 특성상 심야에 교대근무를 하고 감전과 분진, 추락사고 등 여러 가지 산업재해에 노출된 실정이다. 하지만 현재 인천교통공사의 유지·보수 인력은 전국 도시철도 중에서도 열악한 편이어서 2인 1조 근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 외에도 처우 및 근무형태 개선 등 조합원의 안전과 건강권 확보를 위해 활동할 계획이다.

김 당선인은 "청년세대만의 차별화된 정책과 소통으로 기존 노조에 자극제가 되고 지속적인 청년간부 발굴을 통해 노동조합 세대교체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300만 인천시민에게는 안전하고 쾌적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고, 공사 구성원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회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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