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가 시비를 투입해 벌인 국악 공연사업이 정작 인천지역 예술인은 배제해 지역 예술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30일 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2021 우리가락 우리마당 얼쑤’ 공연이 미추홀구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가운데 12개 팀이 참여해 6월 1회, 7월 2회, 9월 2회, 10월 2회 등 모두 8차례에 걸쳐 공연을 펼쳤다.

공연은 공모를 통해 한국국악협회 인천시지회가 맡았고, 시는 보조금 7천만 원을 지원했다.

2016년 시작된 이 행사는 매년 사업자가 바뀌는데, 인천지회는 2017년 이후 4년 만에 사업을 맡았다. 문제는 올해 공연한 12개 팀 중 토종 인천팀이라고 할 만한 팀은 단 3개밖에 되지 않은데다, 지역 청년층이나 신진 예술인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공연 출연자 상당수가 TV 등 다양한 매체에 자주 출연하는 타 지역 출신 유명 예술인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설 자리가 좁아진 지역 예술인이나 무명 예술인 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지만 이미 유튜브 등에 많이 노출된 유명 예술인들이 공연을 도맡았다.

이로 인해 일부 인천 국악인들이 시에 감사를 요청했지만 시는 ‘민원사항’이라며 담당부서로 자료를 넘겼을 뿐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인천지역 한 60대 국악인은 "인천시민 혈세로 진행되는 공연에 타 지역 예술인이 90%가량 참여했고, 이는 관중몰이에 치중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인천의 유능한 예술인들을 배제하고 협회가 독단적으로 운영해 인천지방무형문화재나 전공학생, 젊은 예술인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해 아쉽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한국국악협회 인천지회 관계자는 "‘얼쑤’는 신진 국악인을 배출하는 의미도 있고, 타 지역 전통 국악도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도 지닌다"고 했다. 이어 "스무 번 공연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비율이 비슷하고, 올해는 비대면 공연이어서 유튜브를 찾아보게 하려고 인지도 있는 사람들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매년 인천지역 예술인들의 참여 비율 때문에 고민하지만 보조금 사업이라 해당 단체에 간섭하지 못한다"면서도 "내년에는 인천지역 공연자들이 늘어나도록 공모 단계에서부터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