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철 역사학자
윤명철 역사학자
   아!
 잊어야 합니다.
 버려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주름투성이 내 삶에 한 줄 더 굵게 패였어도   
 참고 버틴 끈기 용기에
 애써 자족할지라도.
 
 아무리 괴로웠어도 
 찢겨진 채 두텁게 쌓인 낙엽처럼  
 훗날
 묵은 추억향 솔 솔 피워
 궹한 눈망울, 虛해진 삶
 채워주려니 내심 기대할지라도.
 
 잊지 말자고, 버리지 말자고
 내키지 않은 다짐들 해보지만.
 

   아니올시다.

 이제 곧
 서녘 하늘에 달덩이, 별송아리들 샛노랗게 솟고
 동녘 하늘에 샛바람 탄 햇살들 하얗게 휘날리면
 돌닻 끌어올려, 활대끈 풀고, 靑돛 활짝 펼쳐
 낡은 부두 박차야 합니다.  
 산맥처럼 덮쳐오는 물굽이 타고 넘으면서 
 아득할지도 모를 내일까지
 항해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잊어야만 합니다.
 버려야만 합니다.
 어제까지, 지금까지의
 일들은 모두 모두
 말입니다.
 

 이제 호랑이해가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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