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옥 수원문화재단 도시문화센터장.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이선옥 수원문화재단 도시문화센터장.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대도시의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다른 도시들과 공유하고, ‘모든 도시는 특별하다’는 문화도시의 뜻을 이루고 싶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전날인 지난달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원시를 법정문화도시로 선정했다. 시는 대도시의 문화도시 방향을 제시하고 시민 주도의 문화가 어떤 것인지 답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년간 문화도시 수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대표로 이선옥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을 만났다.

이 센터장은 2016년 팀장으로 수원문화재단에 입사해 지금까지 수원을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A부터 Z를 준비한 사람 중 하나다.

"120만 메가시티의 수많은 도시문제를 문화적으로 해결하고자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법을 시민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찾아내도록 돕는 게 목적이었죠."

실제로 시는 문체부로부터 시민이 원하는 문화활동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이 중 수원(SUWON)을 어구전철(語句轉綴, 애너그램)한 시민협의체 ‘NOWUS’는 직접 언급되기도 했다.

"수원의 알파벳이 뒤집어진 것처럼 수원의 문화는 하향식 사업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제안하는 상향식 사업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어요. 이제 우리도 함께해 보자는 의미도 된다는 점에서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수원시민들과 수원시가 이전부터 꾸준히 자체적인 문화 생성에 관심이 있었고, 또 마중물 사업을 꾸준하게 해 왔기 때문에 문화도시에 선정됐다고 강조했다.

시민협의체 ‘NOWUS’도 그런 밑바탕을 탄탄히 두고 있었기에 시민들의 참여가 가능했다는 뜻이다.

"이런 마중물 사업들이 3년간 누적됐는데요. 전형적인 상향식으로 이뤄진 게 아닌 서로 대화하고 실천으로 이어지는, 앞서 말한 것처럼 상향식으로 이뤄지던 것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게 큰 자산이었어요. 특히 시민들에게 ‘참여해 달라’며 끌어온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시민들 모임을 문화로 끌어왔다고 볼 수 있죠."

문체부는 시가 대도시에서 어떻게 문화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지 해답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센터장은 같은 맥락에서 시의 법정문화도시 선정이 수원뿐 아니라 전국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는 크기는 광역급 도시인데 입고 있는 옷은 기초지자체다 보니 몸은 어른인데 아이의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4개의 행정구와 5개의 생활권역으로 이뤄진 이 도시를 어떻게 한데 모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죠. 4개의 행정구도 자치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구심점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풍부한 문화적 인프라와 자치, 거버넌스를 잘 연결해 ‘문화자치구’를 만들어 내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대도시의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만큼 그는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와 문제 해결 방식을 다른 시와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용인시 같은 주변 도시들은 수원시와 가까운 만큼 문화적으로도 협업할 자원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다른 도시들도 ‘모든 도시는 특별하다’라는 문화도시의 주제처럼 정보를 공유하며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교류하길 바랍니다."

이 센터장은 2022년엔 지난 예비도시 기간 진행했던 사업을 되돌아보고 확장할 계획이다.

"숨가쁘게 몇 년을 달려오다 보니 되돌아볼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올해는 사업들을 되돌아보면서 평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주체가 되는 시민들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려고 합니다. 또 각 문화자치구의 권역별로 담당자를 둬 시민들을 만나도록 조직 개편을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시민들이 직접 만날 동행공간들을 더 늘리고, 인문도시주간 같은 특화사업들도 어떻게 지속할지 고민 중입니다."

그는 끝으로 함께 달려온 센터 구성원들과 모든 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언급하지 못했던 수많은 센터 구성원들에게 감사합니다. 적은 인원으로 시작해 이제는 센터로 발전했지만 매번 인원 부족과 과중한 업무에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해 준 직원들 덕분에 문화도시 선정에 도달했습니다. 또 시민 주도의 문화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만큼 함께해 준 시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백창현 기자 b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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