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안산 OK금융그룹이 ‘전설의 외인’ 레오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봄배구(플레이오프·PO) 진출을 위해선 2주 정도가 예상되는 레오 복귀까지 국내 선수들의 고군분투가 요구된다.

OK금융그룹은 10일 현재 승점 25로 꼴찌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의정부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주포’ 레오가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한 게 화근이다.

당시 레오는 블로킹을 하고 내려오다 상대 노우모리 케이타의 발을 밟았고, 이 과정에서 왼발목이 돌아갔다. 발목 인대 미세 파열 진단을 받은 레오는 4주 정도 휴식기에 들어갔다.

레오의 공백은 컸다. OK금융그룹은 레오가 빠진 후 3경기 동안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 대한항공에 각각 0-3으로 대패하며 3연패를 당했다.

이는 V리그 특성상 외인 의존도가 높은 탓도 있지만, OK금융그룹 내 레오를 뒷받침할 선수가 부족하기도 해서다.

레오는 그동안 공격 종합 1위(성공률 56.09%), 득점 3위(501점), 서브 4위(세트당 0.38개)를 기록하며 팀의 공격 중심에 있었다.

OK금융그룹은 레오가 이탈한 3경기에서 국내 선수들로 팀을 꾸려 분전했지만 단 1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대한항공전의 경우 토종 라이트 조재성이 17득점으로 분전한 것 외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또 조재성과 차지환(득점 16위)을 제외하면 OK금융그룹의 라이트와 레프트, 센터 중 20위권 내 득점을 기록한 선수도 없다.

전체적인 공격지표를 보더라도 조재성이 서브 5위, 공격 종합 7위에 그쳤고 차지환이 서브 10위에 머물렀다. 블로킹 순위에서는 12위권 내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OK금융그룹은 항목별 팀 순위에서도 공격 종합 2위를 제외하고는 세트 4위, 리시브·서브 5위, 블로킹 6위, 득점·수비 꼴찌다.

다만, OK금융그룹의 PO 진출 가능성이 전무한 건 아니다. 정규 시즌 종료까지 아직 22경기가 남은데다 4위 한국전력(승점 31)과의 승점 차도 6에 불과해서다.

레오가 복귀할 때까지 국내 선수가 고군분투해 팀의 연패만 막으면 봄배구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석진욱 감독은 "레오의 컨디션이 40∼50% 회복됐고, 길게는 2주 정도가 지나야 코트를 밟을 전망"이라며 "국내 선수들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건 내 역할로, 좋은 경기 흐름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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