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는 평범한 20대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한탕 뛰기만 하면 1천만 원은 거뜬히 버는 ‘특송’ 업무다. 사업 파트너인 백 사장이 일거리를 전해주는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물건이나 사람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실어다 주기만 하면 된다. 벌이가 짭짤한 만큼 위험도 따르지만, 은하는 탁월한 운전 실력으로 전과 한 번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 밀항을 시도하는 부자를 평택항까지 바래다주는 일을 맡게 되면서 일이 꼬인다. 은하는 찝찝하지만 수익은 5대 5로 나눠 준다는 말에 솔깃해 엑셀을 밟는다. 하지만 약속한 시각에 아버지 두식은 나타나지 않고 어린 아들 서원만 애타게 차 문을 두드린다. 은하가 그를 차에 태운 순간부터 추격전이 시작된다.

이들을 쫓는 사람은 다름 아닌 현직 경찰 경필이다. 서원이 가진 은행 보안 키를 노린 그는 은하를 살인·납치 용의자로 몰고 경찰과 깡패들을 동원해 추적에 들어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정원 요원 미영까지 추격전에 가세한다.

영화 ‘특송’에서 돈만 주면 무엇이든 배달해 주는 은하 역을 맡은 박소담은 숨 막히는 자동차 추격전을 선보이는가 하면, 피 튀기는 맨몸 액션을 뽐내기도 한다. 은하는 자유자재로 기어를 바꿔 가며 여러 차를 단박에 따돌린다. 자동차를 훔치는 데 사용하는 송곳을 쥐고 악당 여럿을 해치우는 장면도 나온다. 

목숨을 걸고 탈북한 과거가 있는 은하는 위기 속에서도 모든 일을 완벽하게, 그렇지만 무덤덤하게 마무리한다. 그런 은하가 적들의 무서운 추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려한 운전 기술과 속도의 완급 조절을 활용한 오차범위 없는 주차는 보기만 해도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 과정에서 은하와 서원이 점차 친구가 돼 서로를 지켜주는 사이로 발전하는 드라마도 기대할 만하다. 

이 영화는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고 47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개봉 전부터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12일 개봉.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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