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전 이사장
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전 이사장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전 세계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부유한 나라, 가난한 나라를 막론하고 모두가 어려움 가운데 있습니다.

특히 항공산업은 코로나로 인해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위기의 파고를 넘고 있습니다. 각국의 봉쇄 및 여행 제한 조치 등으로 하늘 길은 오랫동안 막혀 왔고, 땅에는 항공사들의 여객기가 멈춰 서 있습니다. 공급 부족을 겪으며 초호황이던 항공제조산업 역시 제조라인이 멈추거나 감산을 통해 버티고 있습니다.

모두가 어렵다고 하며 위기를 말합니다. 하지만 ‘위기’의 한자 뜻은 ‘위험한 기회’입니다. 인천은 이러한 위기 속에 찾아온 기회를 잡아야 할 것입니다. 

2021년 5월 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의 항공정비(MRO) 전문기업인 샤프 테크닉스 케이(Sharp Technics K)는 이스라엘 국영 항공방산기업이자 글로벌 일류 기업인 IAI(Israel Aerospace Industry)와 1조 원 규모, 2천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는 B777 화물기 개조 정비사업을 유치했습니다. 

2021년 8월 30일에는 세계적인 항공화물 기업인 미국 아틀라스항공(Atlas Air)의 화물기를 정비하는 항공정비(MRO)센터를 샤프 테크닉스 케이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비시설이 본격 가동되는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약 1천200명(대형기 기준 2.5베이 정비시설당 600명 소요)의 양질의 일자리(정비인력)가 신규 창출되리라 기대됩니다.

아틀라스항공의 존 디트리히 회장은 인천을 선택한 이유를 글로벌 항공화물 중심지로서 ‘경쟁력’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2021년 11월 11일 대한항공은 인천 영종도(운북지구) 항공기 엔진 정비공장 건립에 3천346억 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투자에 대해 대한항공은 ‘엔진 정비 능력 추가 확보를 통한 MRO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며 엔진과 부품의 분해·수립·조립을 하는 엔진 수리 시설, 수리 완료된 엔진의 성능시험을 하는 엔진 시험 시설 총 2개의 건물을 건립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노후화된 부천시의 엔진정비공장을 자회사인 IAT가 보유한 인천으로 이전 확장할 예정입니다. 

상기 말씀드린 IAI, 아틀라스항공, 대한항공 사례와 같이 인천은 항공MRO산업을 통해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MRO수출산업화로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처럼 인천시는 위기 속에 ‘기회’를 잡아 코로나19 이후 항공산업 회복기에 Game Changer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공항서비스평가 12년 연속 1위, 세계 국제화물운송 3위, 세계 국제여객운송 5위, 취항 항공사 수 88개, 취항 도시 수 173개, 취항 국가 수 52개국(인천국제공항공사). 

범정부 및 인천시 차원에서 공공 주도로 국내 항공MRO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인천형 일자리 창출이 필요합니다. 국가적으로도 MRO수출산업화를 통한 우리나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조속한 항공정비단지 구축과 산업 육성이 필요한 골든타임입니다. 

우리 속담에 "물들어 왔을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짧은 항공산업 역사지만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과 세계 종합 5위의 항공여객 운송산업 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IAI, 아틀라스항공 등 세계적인 항공기업이 인천에 투자하고 있는 이 ‘기회’를 통해 인천의 사양산업 등을 항공기업으로 전환·육성하고, 안정적이며 고부가기술 집약 항공MRO산업을 육성한다면 인천이 미래 인류도시로 도약하는 데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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