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덕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연구교수
임창덕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연구교수

습관은 처음에는 우리가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의식을 불러내지 않고 생각 없이 하는 행위가 바로 습관이다.

미국 듀크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행동 중 45%는 의식적인 결정이 아니라 습관에 의해 일어난다고 한다. 운전을 하거나 걸을 때 손과 발이 의식이 없어도 작동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뇌는 매초에 4억 비트의 정보를 처리한다. 그 중 의식에서 처리되는 정보는 고작 2천 비트 정도라고 하니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거나 야심찬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연초에 세운 계획이 연말까지 성공할 확률은 고작 8%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습관과 같은 습성이 관성의 법칙에 의해 원래대로 돌아가고, ‘과연 될까’와 같은 자기방어적인 감정과 ‘굳이 해서 뭘 해’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당초 의지가 사라지고 요령이 늘어난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오후 같은 시간대에 산책하기로 유명한 철학자 칸트조차도 하루에 한 번 파이프로 담배 피운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파이프가 점점 커졌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습관을 꾸준히 지키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습관과 관련해 21일과 66일의 숫자를 들어봤을 것이다. 21일이라는 숫자는 맥스웰이라는 성형외과 의사가 수족이 절단된 환자가 익숙해질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라는 데서 나왔다. 한편, 66일은 물을 마시거나 스쾃을 하는 행위가 습관이 될 때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인데, 이것은 18일부터 254일까지의 설문 결과를 평균 낸 것이라 그다지 믿을 만하지 않다.

일단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뭔가 시작을 해야 한다. 실현 가능하고, 달성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일단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뇌 연구에 따르면 동기 및 보상 관련 정보를 처리하는 측좌핵이 활동하면 의욕이 생긴다고 한다. 뭐든지 일단 시도하라는 말이다. 이 프로세스를 작동흥분이론(work excitement theory)이라 한다.

뭔가를 시작할 때는 작게 나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우면 부정 편향에 의거 부정적인 감정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는 코로나 이후 급변하는 세상과 마주하면서 이전의 학습과 경험 방식으로는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바이러스가 만들어 낸 별 세상을 살아가는 인류를 코로나 사피엔스라고 칭하기도 하지만, 기존 패러다임이 낡은 것이 돼 가는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스스로 재창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 생각에 깊이 박힌 심연에 있는 믿음을 재조정해 끊임없이 외부의 변화에 맞출 필요가 있다.

몸의 습관을 들이기에 앞서 세상을 향한 우리의 눈과 태도를 먼저 바꾸는 근원적인 시도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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