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노자는 세상 만물은 변한다고 했다. 그 변화는 실로 헤아릴 수 없으나 기본적인 것에서 소리는 궁상각치우의 다섯 음계, 색깔은 파랑·노랑·빨강·하양·검정, 맛의 다섯 가지는 단맛·짠맛·신맛·매운맛·쓴맛으로 어우러져 변화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해진다. 손자의 오변은 노자의 변화와 궤를 달리하지만 뿌리는 같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다 알 수 없는 변화의 세상에서 그렇다면 운에 맡기고만 있을 것인가? 손무의 가르침은 상식의 덫에서 벗어나라는 충고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명정승으로 이름을 떨친 맹사성의 고사처럼. 맹사성이 고향에 성묘 간다는 소식을 들은 온양 땅 관리들은 길을 깨끗이 하고 일절 통행을 못하게 해서 맹 정승이 올 때를 기다렸다. 그런데 웬 늙은이가 소를 타고 그 길 한복판으로 들어서는 게 아닌가. "어떤 늙은이가 감히 정승님 행차 길을 먼저 가려느냐!" 호통치는 관리들에게 맹 정승이 대꾸했다. "내 소를 타고 고향 가는 맹고불이오." 고불은 맹사성의 호. 관리들은 상식의 덫에 갇혀 변화의 참 의미를 몰랐던 것이다.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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