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지금 우리는 가장 피부에 와 닿는 경제문제부터 정치적으로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정당, 계층과 세대를 넘어 남녀 간 대립·갈등이 곳곳에서 일상화되고 있지만 이웃이야 어떻게 되든 내 뱃속만 채우겠다는 생각,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총체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당장의 경제난국을 수습한다 하더라도 걷잡을 수 없이 강타하고 지나가는 난국은 국가를 벼랑으로 모는 상황이지만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므로 솔직하게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정부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불신받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라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현재와 같은 대립과 갈등의 시기에 정부나 권력자가 나서서 다툼과 갈등을 조정하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마음을 지혜가 담긴 정치로 달래 주고,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 줘야 한다.

지금의 정권은 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이룩한 사람들이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며 국민의 심판을 받고 청와대로 입성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도 권력의 맛을 알고부터 그들이 그토록 비난하던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건 삼척동자로 아는 사실일 게다.

우리는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개선된 삶에 대한 희망과 정책 변화를 기대해 왔고 새롭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강도 높은 개혁으로 응어리진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5년이 다 되도록 크게 달라진 모습은 볼 수 없다. 그동안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대장동 비리 의혹을 비롯한 수많은 비리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은 불의와 부정, 비윤리와 무책임으로 점철된 사회악이 일부 정치인과 권력자들 간에 이뤄진 사건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돌아가는 민심은 사회가 마치 금방이라도 폭발하거나 무너져 내릴 분위기다. 나라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어디 있는지, 나라의 중심을 잡아주는 근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각 선거캠프 간 설전은 국가비전을 위한 공약보다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올인하고 있기에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솔직하게 표현하면 국민들에게 위협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자유당정권은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을 상대로 당시 야당은 "못살겠다. 갈아 보자", 집권당은 "구관이 명관이다"로 구호를 정하고 선거운동을 했다. 이번 선거는 막판에 어떤 기상천외한 구호가 난무할지 궁금하다.

대통령후보는 국민을 잘살게 하는 수단으로서의 정책과 비전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여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후보자가 도덕성으로 문제가 있거나 작은 스캔들에 연루돼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거나 불법을 저지른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나라가 돼서는 곤란하다.

권력을 이용해 한탕주의가 판을 치고, 정치인이나 권력자들이 검은돈을 넘보는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부터 깨끗하고 청렴하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람이 돼야 한다. 정치선진국에서는 작은 스캔들에 연루돼도 곧바로 후보를 사퇴하거나 결국 선거에 참패한다고 한다.

지금 선거판은 다중의 논리에 의한 여론재판이 난무하고 있다. 과거에 있었던 불법과 탈법에 대해 국민들의 단죄의 칼날이 선거판을 마구 헤집고 있다. 지난날 법을 위반하지 않고 부끄럼 없이 살아온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법을 위반하지 않고 도덕적으로 부끄럽지 않게 살아온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도 사회에 빚진 사람들이다. 부정부패 등 법 위반자들을 지켜보면서 입을 열지 않고 방조한 책임이 있다.

2022년은 공정한 법이 적용되고 원칙이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갈등에서 벗어나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건전한 사고방식을 행동으로 옮겨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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