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원 양평군의회 의원
이혜원 양평군의회 의원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에게 최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재정 운용의 효율성과 건전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확한 세입·세출 규모의 판단과 균형 있는 정책 수립, 계획적인 사업 추진은 필수다. 세입·세출의 균형은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더욱 면밀하고 세심한 검토가 중요하다. 세입이 세출을 초과하게 되면 지방세 등 주민들의 세금 부담에 비해 직간접적 행정서비스가 줄어드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세출이 세입을 초과하면 재정에 적자가 발생해 건전한 재정 운용에 제한이 생긴다. 

지난해 실시한 2020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를 보면 양평군의 세입은 약 1조1천억 원, 세출은 약 8천960억 원 규모다. 일반회계기준 재정자립도는 16.8%, 재정자주도는 62.5%로 전체 예산의 재정 규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본 의원은 지난해 제2차 정례회 기간 중 재정건전성을 집중 질의하고 예산편성과 기금 운용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주문했다. 하지만 양평군 집행부는 2021년도 회계연도 결산 준비계획과 관련해 일반적인 사항만을 답변하며 우려를 낳았다. 

양평군 집행부 등은 의회 결산검사위원회로부터 시정을 요구받은 사항을 지체 없이 처리해 의회에 결과보고할 의무가 있다. 올해 양평군 예산편성지침에는 분명히 "군의회, 감사원, 언론 등의 지적사항과 관련해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명기돼 있다. 하지만 양평군은 매년 반복되는 지적이 나오며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우를 범해 왔다. 이제 더 이상 집행부가 ‘관행적으로 계속돼 왔던 일’이란 핑계 말고 보다 더 면밀한 검토 속에 실효성 높은 계획과 원칙이 담보돼야 하고,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순세계잉여금의 행정안전부 관련 기준처럼 지방재정 운용에 있어 잉여금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순세계잉여금이란 ‘결산상 잉여금 중에서 이월금 및 국·도비 사용 잔액을 공제한 금액’이다. 이는 예산 외 수납된 수입액과 세출예산 중 지출되지 않은 불용액 등을 뜻한다. 순세계잉여금의 증가는 지자체의 여유 재원이란 관점도 있지만 세입항목에 대한 잘못된 예측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계획 변경 등 중도 포기 사업으로 인해 남은 예산이 많다는 반증이다. 또 재정 운용이 계획성 없이 이뤄진다는 의심도 드는 대목이다. 예산이 군민에게 필요한 적재적소에 사용되지 못했음을 뜻하기도 한다. 

순세계잉여금은 보는 시각에 따라 부정과 긍정적 측면이 공존한다. 너무 적게 발생하면 다음 연도 추가경정 재원이 부족할 수 있다. 이는 부정적 측면이다. 반면 순세계잉여금은 징세 노력을 통한 수입 확충, 창의적 행정서비스 제공 등을 통한 예산 절감 등을 통해서도 생긴다. 이는 부채 상환에 있어 예산을 우선적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2021년 군정질문 답변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월액이 2020년 이월액 대비 41.6% 증가했다. 2021년 11월 말 기준 국도비보조사업 집행률은 예산현액 대비 63%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사용하지도 않는 예산편성, 사업성 부족, 과도한 반영 등에서 기인한다. 산출기초 등 수요조사 없이 통상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과도한 이월처리 등 매년 문제점이 야기된다. 따라서 매년 증가하는 잉여금을 줄이기 위해 지방보조금 낭비 및 부정 수급 차단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보조금 사업의 실적보고서 검증, 회계감사, 부정 수급에 대한 더욱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양평군의 지방세 세수오차 비율은 93.89%로 전국 평균 89.73%보다 4.2%p 많다. 2021년 4회 추가경정예산 자료에 따르면 세외수입 중 과태료 70%, 부담금 135%로 급증했다. 이러한 연말 세수의 급증 행태가 반복된다면 의도적 예산 숨기기 혹은 소극적 행정으로 비춰질 우려가 생긴다. 따라서 정확한 세입추계를 바탕으로 본예산을 편성해 연말 초과 세수가 지속적으로 급증하지 않도록 적극 관리해야 한다. 

올해 양평군 예산 8천948억 원 중 국도비보조금은 2천415억 원이다. 이에 따라 의무지출비율도 높아졌다. 국·도비 보조사업이 707억 원 증액되며 군비 부담이 지난해 대비 24.3% 증가했다. 이에 대한 대책과 예산 확보 방안이 절실하다. 이제부터라도 양평군 집행부가 결산 결과와 해당 연도의 재정 여건 분석을 강화해 더욱 효율적이며 건전한 재정 운용 능력을 보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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