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강석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2022년 새해에 접어들어 북한은 예년에는 찾아보기 힘든, 매우 이례적이며 이상(異常)하리 만큼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내외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왜, 무엇 때문에 이토록 빈번하게, 그것도 ‘모든 것을 송구영신(送舊迎新)해야 할 이 시점’에 이런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일까? 

"개꼬리 3년 묻어 두어도 황모(黃毛)가 되지 못한다"는 옛 속담을 재현하면서 그들의 대남전략이 ‘전 한반도의 공산화 혁명 달성’에 있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각인시키는 가운데 우리로 하여금 ‘무조건 항복’을 하라고 위협하는 것일까? 아니면 ‘북한’이라는 정권 자체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미국의 바이든정부에게 "우리를 주목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까? 

특히 그 시점이 세계 유일의 맹방인 중국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심혈(心血)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찬물’을 끼얹음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새로운 차원에서 과시하려는 저의(底意)를 표출하기 위함일까?

우리의 건전한 상식과 이성적 사고만을 가지고는 정말 이해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가 주는 함의는 과연 무엇일까?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은 나름대로 핵 개발의 저변(底邊)을 확보한 이후인 1970년대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 그 실체가 하나씩 가시화됐다. 특히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인 2012년부터는 개발 중인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17년의 ‘화성-12형’과 ‘화성-14형’, ‘화성-15형’이었다. 2018년에는 남북관계에 훈풍(薰風)이 불고,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가운데 ‘이렇다 할’ 시험발사가 없었으나, 2019년에는 다시 작전운용상 관리가 유리한 다종(多種)의 고체추진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했다. 

그리고 2020년 10월에는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극성-4ㅅ’로 표기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9종의 탄도미사일을 공개했으며, 2021년 9월에는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이 자신들이 설정한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7천580초(약 2시간 6분)를 비행해 1천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으며, ‘미니 북극성’으로 추정되는 소형 잠사함발사탄도미사일까지 발사에 성공했다.

이런 북한의 미사일 개발·발사실험은 김정은 집권 10년간인 2021년 말까지 모두 60여 차례 감행됐으며, 올해 접어들어 7차례 감행된 것을 고려하면 우리로서는 결코 ‘강 건너 등불을 보듯이 좌시(坐視)만 해서는 안 될 큰 위협요소’임이 분명하다.

북한이 이렇듯 신년 벽두부터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자신이 보유한 위력(威力)을 과시하는 가운데 대북제재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시사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경고 내지 으름장을 내놓음으로써 대북제재 조치의 완화 내지 약화, 그리고 대북적 대시정책의 포기 및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의 장(場)으로 유인하려는 속셈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그 이유가 어디에 있건 새해 벽두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은 ‘득(得)보다는 실(失)이 훨씬 큰 무모한 짓’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군사적 위협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민생(民生)을 살피는 정책으로 선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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