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허실(虛實)편에서 눈여겨볼 대목 가운데 단연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구절이다. 프랑스 나폴레옹 일대기에 유명한 대화 하나를 소개한다. 아부꾼 부하 장군이 나폴레옹에게 "폐하는 항상 소수의 전력으로 적의 대군을 물리치셨습니다. 그 작전의 묘비는 가히 천하제일입니다"라고 칭송했다. 이에 나폴레옹이 대답했다. "아닐세. 나는 항상 대군으로 소수의 적군을 물리친 것일세." 나폴레옹의 대답은 바로 손자병법의 이 구절을 말한 것이다. 상대의 전력을 5등분, 10등분으로 나누고 아군의 전력은 하나로 합쳐 싸운다면 적군이 비록 몇 배가 넘어도 실제 맞부딪칠 때는 아군이 다수가 돼 소수의 적을 상대하게 된다는 이치다. 한국의 대선에서도 이 점은 두루 곱씹어 볼 수 있다. 경쟁 후보를 공격하는 데 있어 자기 쪽이 분산돼 있으면 오히려 되치기를 당하기 십상이다. 야당의 단일화 주장에서 중구난방식으로 하다가는 효과는커녕 엉뚱한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는 말이다. 우리 힘은 하나로 집중시키고 상대의 힘은 여럿으로 분산시키는 일은 쉽지 않겠으나 꼭 필요한 작전이다.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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