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훈 ㈜이노솔루션 장애인인권교육개발원/힐링에듀 원장
박재훈 ㈜이노솔루션 장애인인권교육개발원/힐링에듀 원장

"인천시, 제41회 전국장애인체전 17개 시도 중 14위!".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유를 알 듯싶다.

 물론 장애인체전은 순위만이 목적은 아니다. 장애인들은 운동을 통해 정신적 치유를 겸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차치하기에는 울산과 비교할 때 현저히 차이가 난다. 울산시 인구는 인천시의 3분의 1 정도인데 순위는 9위이다.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으나 이제 야 그 이유를 알게 돼 논평해 본다.

 논자는 2021년 10월 7일자로 인천광역시탁구협회 선수 등록을 마쳤다. 선수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선수 체급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체급 심사 기관은 전국에 6곳밖에 없다. 물론 인천시는 당연하게도 체급 심사 병·의원급이 없다. 가장 가까운 곳이 그나마 서울 소재(왕십리) ‘여봉구정형외과’로, 심사판정을 위해 휠체어를 싣고 활동지도사와 함께 여봉구의원을 찾았다. 그런데 이곳은 종합·대학병원도 아닌 개인 정형외과였다. 여봉구 원장님은 서울대 출신의 베테랑 의사였다.

 그렇다면 왜 인천에는 심사 기준을 판정하는 병·의원급이 없을까. 가장 흔한 검사인 X-Ray 또는 다른 어떠한 검사를 하는 것도 아닌데. 진찰은 아주 간단했다. 좌우 다리 상태가 어떤지, 휠체어에서 혼자 일어날 수 있는지 정도였다. 그렇다면 과연 인천에는 이 정도 진찰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는지 인천시 관계 부처에 묻고 싶다. 대략 승용차로 편도 1시간 40분~2시간, 왕복 4시간 정도를 허비하면서 돌아왔다.

 2021년 10월 7일 최초로 인천시탁구협회 등록을 마치고 3개월을 기다렸다고 하니 "프로그램에 따라 지도자를 배정해 준다"라는 관계자의 대답을 듣고 아마도 코로나19가 심해 늦어지는 걸로만 생각하고 기다렸다. 이후 다시금 인천시탁구협회 관계자에게 "언제쯤 지도자를 배정받을 수 있나요"하고 질문한 결과 "4월께 배정될 수도, 배정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따라서 상급 기관인 인천시장애인체육회에 논의한 결과 어렵사리 전문지도자 A씨를 만나 1시간 남짓 테스트를 받았고, 결론은 코로나로 인해 초보자 생활체육관은 운영 중지 중이며 인천시 대표 선수 외에는 지도자 강습이 불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대목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인천시장이 회장인 인천시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 선수 육성 방안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도대체 장애인체육회의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전문 선수만 육성한 결과가 제41회 장애인체전 최하위인지 반문해 본다. 

 논자처럼 처음 탁구에 입문해 나이와 관계없이 장애인 선수의 꿈을 가지고 나아갈 길은 없는 건지. 지도자 입에서 "힘이 드시더라고 사설 탁구장에 가서 실력을 쌓으면 좋겠네요"라는 조언밖에 들을 수 없는지. 제도권에서는 탁구 및 다른 종목 역시 선수 육성 방안은 없는 것인지 알고 싶다. 장애인이라서 휠체어탁구에 관해 물어볼 곳도 없다. 또한 장애인끼리 서로 협력하고 도와 줘도 모자랄 판에 장애를 가지게 된 것이 기존 장애인가, 중도 장애인가를 따지며 따로 놀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 장애인끼리 서로 협력이 안 되는 것인지, 풀어야 할 숙제이다.

 3월 9일 대통령선거 후보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장애인 공약이 미약해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다. 5만 달러 시대를 향해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제는 장애인도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정책들이 많이 나와 좀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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