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전 이사장
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전 이사장

부가가치가 매우 큰 바이오산업은 최근 몇 년간 국내외에서 미래 성장 동력 산업으로 급부상했다. 바이오산업은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산업을 이미 넘어섰고, 인천은 바이오의약품 관련 소수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송도는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로 바이오시밀러 생산 허브 시설로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소수의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인천의 바이오산업은 중장기적 산업경쟁력 확보와 지역경제 동반성장에 필요한 산학연 협력 채널을 고루 갖춘 바이오 클러스터로서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인천의 의약산업 생산지수는 2015년 100에서 2020년 411로 4배 이상 증가했고 의약산업 고용자 수도 2014년 2천791명에서 2019년 5천299명으로 90%가량 증가해 외형상 많은 성장을 했다. 그러나 바이오산업 투자액은 2014년 7천912억 원에서 2019년 4천141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으며, 연구개발비와 시설투자비 모두 2017년부터 감소세를 지속해 계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투자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인천은 바이오 앵커기업과 경제자유구역을 보유한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도시로서 우수한 정주 환경과 공항·항만의 사회적 기반시설을 비교적 잘 갖춘 바이오산업도시이다. 그러나 작은 내수시장 규모로 인해 글로벌 기업 및 연구 인프라의 국내 진출이 미흡하고, 수도권 규제에 의해 개발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과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 간 경쟁이 갈수록 심화돼 인력 수급이 원활치 않은 점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인천시는 2020년 7월 바이오 뉴딜 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350개 기업 유치와 3만5천 명으로 고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뉴딜 계획은 송도를 중심으로 하는 I-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과 글로벌 생산허브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소수의 바이오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제조 역량 확충을 통한 성장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2021년 3월 한국은행에서 작성한 인천지역 바이오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의 바이오산업 문제점을 몇 가지 언급했다. 

 첫째, 인천의 바이오산업은 소수의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되다 보니 중소형 벤처기업의 창업 여건이 미흡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이오 클러스터로서 시너지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성공적인 해외 바이오 클러스터의 경우 산학연 연계의 선순환이 나타나는 반면 인천은 지역 내 대학 및 연구소와 연계가 약해 클러스터 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연구조직 및 지식 기반이 부족하고, 지역 내 바이오 분야 연구기관 및 대학 수 비중이 낮아 기초연구뿐 아니라 기술 혁신을 위한 조직 기반도 부실한 편이다.

 셋째, 바이오 제약 의약품 생산시설 외에 바이오 화학·에너지산업, 환경산업, 의료기기산업 등 바이오 관련 기업 수와 규모가 작아 경쟁력이 낮은 편이다.

 넷째,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법인세·소득세 감면 혜택이 2019년 1월부터 폐지되면서 글로벌 기업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성숙기에 도달한 클러스터가 전무한 상태에서 각지에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정책으로 인해 인적·물적 자원이 분산돼 바이오벤처 창업 및 중소기업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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