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박 백비한방병원  원장
홍순박 백비한방병원 원장

50대 남성 김모 씨는 최근 들어 회음부위 통증(직장~고환 사이)으로 수면장애가 생겼다. 2개월 전 배뇨통으로 찾은 비뇨기과에서 전립샘염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 배뇨통은 사라졌기에 대수롭지 않게 지내 왔었다. 최근 시작된 회음부위 통증이 하루이틀 지나고 나면 나아지리라 여겨 비뇨기과에 방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도, 2주일이 지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수면장애까지 시작되니 너무 힘들어 치료를 고민하게 됐다.

갑자기 시작되는 회음부위 통증과 이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졌다면 전립샘 비대를 의심해 볼 만하다.

전립샘 비대는 50대 이상 남성에서 발생하는 흔한 질환 중 하나다. 과거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서 발생해 노화와 관련 있다 생각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20~30대에서도 자주 나타나 아직 원인은 불명확하다. 전립샘 비대는 50대 이후 남성의 50%가량이 갖고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그렇다면 전립샘비대증은 어떻게 진단받을까? 우선 자세한 진찰을 통해 전립샘 비대가 맞는지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숙련된 의사에 의해 시행되는 직장수지검사, 전립샘 특이항원(PSA) 검사를 통해 전립샘 비대 진단이 가능하다. 

진단을 받게 되면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알파차단제, 아드레날린 수용체 차단제 계열의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약물치료는 구강 건조나 변비를 유발하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사용 시 부작용으로 발기부전을 일으킬지도 몰라 주의가 필요하다. 

한방치료 역시 전립샘비대증에 효과가 좋은 편인데, 한방치료의 장점은 개인 체질을 판별하고 개인별로 전립샘 비대가 생긴 원인을 파악해 치료계획을 세운다는 점이다.

전립샘은 남자에게만 존재하는 샘 조직으로 정액의 30%를 생성하며 정자의 활동성을 증가시킨다. 여성의 질 내로 사정됐을 때 산성 성분인 질 내부의 환경에서 정자가 살아남도록 산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전립샘은 노화와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비대해져 요도를 압박해 회음부 통증, 잔뇨감, 소변감소증을 유발한다. 한의학에서는 전립샘을 신장-방광의 기능계로 엮으며, 신장-방광 기능의 虛寒(허한)과 스트레스로 인한 鬱滯(울체)된 기운, 濕痰(습담), 瘀血(어혈) 등을 전립샘 비대의 원인으로 파악한다. 

한의학에서의 치료는 약해진 신장-방광 기능계를 제 기능을 하게 하는 한약 처방과 전립샘 관련 혈자리(기해·관원·곡골·급맥·회음·신수·대장수·삼음교 등)에 침, 봉침을 놓아 전립샘 기능을 조절하도록 돕는다. 이 외에도 복부를 따뜻하게 하는 쑥뜸치료와 약침치료 등을 통해 골반강 내 순환을 돕고 전립샘 기능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게 된다. 

이런 한방치료와 생활요법을 함께한다면 더욱 효과가 좋다. 하루 30분 이상 걷기운동, 등산, 괄약근이나 전립샘 주변의 골반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운동, 적절한 성관계는 전립샘비대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특히 적당한 성관계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40대는 1주일에 1회, 50대는 2주일에 1회, 60대 이후에는 한 달에 1번 정도의 성관계를 통해 생성된 전립샘액의 배출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립샘을 압박하는 생활 습관은 개선이 필요하다. 오래 앉아서 근무하기, 오래 앉아서 일하기, 장시간 자전거 타기, 꽉 끼는 속옷 입기 등은 피하는 편이 좋다.

<백비한방병원 홍순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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