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수 인하공업전문대학 호텔경영과 교수
최복수 인하공업전문대학 호텔경영과 교수

우크라이나 전쟁 위험이 세계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과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실제 전쟁으로 치달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은 여러 관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역사적으로 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같은 동슬라브 민족이 세운 키예프 공국에 속해 있었다. 그리고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 옛 소련의 서기장이었던 후르시코프가 우크라이나 출신인 점을 생각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고도 남음이다. 

이러한 이유로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변방 정도로 생각하는 나라다. 중국이 타이완을 생각하는 것처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으로 러시아 국경과 접한 우크라이나 동쪽 지역은 친러시아 성향을 띠고 있어 루칸스크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이 서로 대립하며 내홍을 겪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표면적으로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 추진 문제로 러시아가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과거 독일의 통일 과정에서 동독에는 러시아 군대가 10만 정도 주둔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이 통일된 독일을 넘어 러시아 쪽으로는 그 세력을 넓히지 않는 조건으로 러시아 군이 철수하면서 통일이 이뤄졌다. 현재에 와서는 폴란드·헝가리·체코·루마니아 등이 이미 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약속을 어겼다고 여긴 것이고, 변방이라고 여겨지는 우크라이나까지 나토 가입 문제가 회자되는 상황을 러시아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얘기하는 이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유럽 지역에 대한 미국과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주도권 싸움이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 수입량 중 약 45% 비중을 현재 확보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유럽 천연가스 수출량 중 85%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천연가스 송유관을 잠그는 날에는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세일가스의 개발로 천연가스 생산이 증대했고, 만일 유럽으로 천연가스 공급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면 미국에게는 엄청난 경제적 이득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자원 공급 경쟁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촉발했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서 독립하면서 미국·영국·러시아 등과 함께 부다페스트 각서에 서명했는데, 핵심은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존중받고 우크라이나에 대해 이러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받았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는 현재와 같이 국가의 존폐가 걸린 커다란 위험에 놓이게 된 것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각국 정상과 외무장관 등이 서로를 방문하면서 협의 또는 화상 회담을 통해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첫째,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의 힘 겨루기에서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따라서 중국에게 잘못된 신호로 읽혀서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곧 우리에게도 엄청난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둘째, 힘의 논리 앞에서 약소국은 어떠한 나라든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고통을 과연 겪게 됐을까? 하는 말을 하는 이들이 많다. 

셋째, 우리나라도 위로는 북한에 막혀 있고, 중국·러시아·미국·일본 등 세계의 패권을 가진 나라를 주변국으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더욱이 최근에 있었던 중국과 일본이 우리에게 자행한 수출규제와 내정간섭 등은 실로 우려스러울 따름이다. 

넷째, 현재 전 세계는 심각한 자원전쟁 중이고, 자원을 무기화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어느 시기든 어렵지 않은 시기는 없는 것 같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떠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방향과 지표를 잘 설정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구한말 시대에 우리나라의 굴욕의 역사가 어떻게 시작됐으며, 그 고통이 어떠했는지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는 우리 한민족이다.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지혜롭게 행동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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