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상수(象水)의 계(計)’라고도 한다. 물을 닮아야 한다는 말이다. 물이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웅덩이가 있으면 고이고 불어나면 사방으로 번져 나간다. 둥그런 그릇에 담기면 둥그렇게 되고, 네모난 그릇에 넣으면 네모난다. 일정한 형체가 없으려니와 자유자재로 변한다. 마찬가지로 병사를 모아 적과 싸울 때 일정한 형세를 이루지 않는 것이 승리를 거두는 첩경이 된다. 적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이야말로 실(實)을 피해 허(虛)를 치는 것이다. 일찍이 손자는 치수법(治水法)이라 해 물을 다스리는 지혜를 으뜸으로 꼽았다. 그 연원은 옛날 범람하는 황허를 다스린 우(禹) 임금의 방식. 그러니까 물길을 터서 유도하고 필요하면 모아 뒀다가 일시에 터뜨려 에너지를 압축법처럼 힘을 이용하기도 한다. 또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바꿔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 승리의 첩경이라는 것이다. 요즘 대선을 ‘흙탕물’에 비유하는 이들이 꽤 많다. 물의 속성을 이용하는 지혜가 아니라 망치는 행동에 불과하다는 걸 알아야겠다. 더 이상 비호감 대선이 되지 않으려면.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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