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키워드가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코로나19로 모든 게 변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변하지 않은 게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던 K-방역의 주역인 보건인력들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고군분투 중이다.

수원시 장안구보건소도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19를 검사하려고 수시로 찾는다. 최근 오미크론 확산세까지 더해지면서 보건인력들을 충원하지만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기는 매한가지다.

최근 발령을 받아 1개월 남짓 근무한 김태우(42·사진)주무관도 2년 동안 보건소에서 근무한 다른 베테랑과 마찬가지로 눈코 뜰 새 없다.

그는 보건직이 아니지만 바쁜 일손을 돕고자 투입됐다. 그나마 다행인지 1개월여 만에 업무가 어느 정도 숙달됐다. 통상 업무에 적응하는 데 2~3개월 정도 걸린다.

김 주무관은 보건소에 발령이 나자 마자 인력 부족 탓에 오전 8시에 출근해 자정까지 근무하기 일쑤였다. 그가 잠을 청하는 시간은 고작 4∼5시간 남짓이다. 쌓인 피로를 풀기에는 태부족하다. 지속적으로 인력도 충원되고, 업무도 숙달됐지만 여전히 줄지 않는 업무량에 야근을 밥 먹듯 했다. 특히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모두 오전 9시부터 시작하지만 김 주무관을 비롯한 보건소 직원들은 1시간 일찍 출근해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다. 1분이라도 늦을 세라 이들은 이른 아침에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터로 나서 일사천리로 움직인다.

하지만 2년 동안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보건인력들은 이미 정신적·육체적 한계를 호소한다. 여기에 더해진 오미크론 확산세는 업무 강도를 배가시켰다. 게다가 보건소 인력과 방역물품은 지원 규모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김 주무관은 "가장 부족한 방역물품은 방역복인데, 화장실을 한 번이라도 갔다 오면 갈아입어야 한다"며 "물품이 부족하니 한 번 갈아입기도 아까워 점심시간이나 교대시간까지 일부러 화장실을 가지 않는 직원도 있다"고 했다.

특히 김 주무관은 힘든 업무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보람찬 일과 직원들 덕분에 버틴다고 한다. 그는 "가끔 어린이집에서 검사를 받으러 오면 아이들이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조그마한 손으로 주곤 한다"며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진단서 작성법을 알려드리면 건네는 ‘고마워요’라는 말 한마디가 힘을 솟게 한다"고 했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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