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숙 의왕시의원
전경숙 의왕시의원

지난 2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성평등지수 측정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국가성평등지수는 74.7점으로 전년(73.7점) 대비 1.0점 상승하는 등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국가성평등지수는 여가부가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국가의 성평등 수준을 파악하고 정책 추진 방향을 수립·점검하기 위해 2010년부터 성평등 수준을 매년 조사해 발표한다. 

성평등지수는 성평등한 사회 참여, 여성의 인권·복지, 성평등 의식·문화 등 3개 영역, 경제활동·복지·가족 등 8개 분야로 구성됐다. 성비가 완전 평등 상태는 100점, 완전 불평등 상태는 0점으로 표시한다. 영역별 성평등 수준은 여성의 인권·복지 영역이 79.2점, 성평등 의식·문화가 74.5점, 사회 참여가 69.2점 순으로 높았다. 분야별로는 보건 분야(97.0점) 성평등 수준이 가장 높으며 교육·직업훈련(94.2점), 문화·정보(86.4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사결정 분야는 매년 개선되고는 있지만 37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상대적으로 성평등 수준이 높지 않았던 복지(2.4점↑), 가족(2.0점↑), 안전(1.8점↑) 분야의 점수 상승 폭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 분야는 사회 전반에서 안전의식 지표가 개선되면서 66.7점으로 전년 대비 1.8점 상승했고, 남성 육아휴직자가 증가하면서 가족 분야 점수도 61.2점에서 62.8점을 받았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2018년 1만7천662명에서 2019년 2만2천297명으로 크게 늘었다. 

각 지방정부는 양성평등지수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 7월 ‘성 평등임금 실천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하고 민간 부문의 참여를 유도해 성평등 노동환경 조성을 추진해 왔으며, 또한 지난해 12월 돌봄·창업 복합공간인 ‘스페이스 살림’을 개관하고 일·가족 생활의 균형을 이루면서 여성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올해부터 임신부 막달 가사 돌봄서비스를 시행하고, ‘맘 편한 일·가정 양립’을 위해 중소기업 및 근로자를 대상으로 ‘초등자녀 입학기 10시 출근제 도입 장려금’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연차 보상제’를 신규 추진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 조례’를 제정·운영하는 자치단체도 늘어나는 상황으로, 현재 17개 시군구에서 월 20만∼70만 원을 3∼6개월간 지급한다. 의왕시도 성평등 수준 개선을 위해 성평등 및 지역 안전 기반 구축을 위한 양성평등기금 공모사업과 올바른 성 인식을 제고하고자 가정폭력 바로 알기 리플릿(홍보물)을 제작·배포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양성평등사업의 필요성에 오해가 있는 듯하다. 양성평등사업은 우리가 서로 더 이해하며,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성평등적인 일·생활 균형문화가 확산되면 여성들은 사회경제적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여성과 남성 모두가 평등할수록 소득 수준과 소득 분배, 가족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성평등은 기업 생산성 향상과 이윤 증가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요즘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여성의 사회 진출을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견인하려면 양성평등의 가치 구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사안이 됐다. 따라서 취업의 문호가 더 개방돼야 하고, 여성 지도자의 정치 참여 폭을 더 넓혀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미투 운동과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에 분노한 여성들의 거리시위를 교훈 삼아 사회 곳곳에 도사리는 여성 차별과 유리천장 제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양성평등지수가 높을수록 국가경쟁력과 국민 행복지수가 높다. 양성평등은 단순한 여성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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