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0년 용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서를 받는 모습. 사진=용인대 홈페이지 캡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0년 용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서를 받는 모습. 사진=용인대 홈페이지 캡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불똥이 용인대학교로 튀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용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학위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총리 시절이던 2010년 용인대로부터 유도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홈페이지 학교 소개란에도 "국제 스포츠계와 세계 평화를 위해 공헌한 푸틴 러시아 총리에게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세계 최초로 명예박사를 수여했다"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푸틴 대통령 프로필에도 그의 최종 학력은 ‘용인대 대학원 명예박사’로 기재됐다.

이 같은 사실이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침공 책임자의 학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주장이 이어진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카페에 "하루하루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만을 바라며 마음 졸이는 사람으로서 전쟁을 일으킨 자가 국내 대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이 반갑지 않네요"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명예박사가 모교의 명예를 실추할 경우 대학 측이 해당 학위를 박탈하는 선택이 맞다"고 주장했다. "힘이 있다고 남의 나라 사람들을 수백 발의 미사일을 쏴 가면서 죽이면 됩니까. 유도의 道(도)는 못 배웠습니까"라고 따지는 네티즌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용인대 측은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푸틴 대통령의 2010년 학위 수여 사진을 삭제했다.

용인대 관계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푸틴 대통령의 학위와 관련해 논란이 일어 관련 사진을 삭제하기로 했다"며 "푸틴 대통령의 학위 취소와 관련해 대학 측에서 현재 별도의 조치를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국제유도연맹(IJF)은 지난달 27일 푸틴 대통령의 ‘명예회장’ 자격을 정지했다.

용인=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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