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전대미문의 코로나 재난 상황 속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나 울진, 삼척, 동해가 타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발생한 산불은 울진의 두천리 도로변에서 시작돼 울진, 삼척, 강릉, 동해 등 인접 지역으로 번져 수많은 산림과 가옥을 태웠다. 

 이는 2000년 동해안 지역 산불 당시 피해와 맞먹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어진 산불은 영월과 대구 달성까지 번져 나가고, 진화를 위해 경찰과 군인, 공무원까지 동원됐지만 7일 현재에도 잡지 못하고 있다. 

 대형 산불은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재난이다. 특히 강원도 지역의 대형 산불은 매번 대형 피해를 남기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지역의 광범위함은 물론 험한 산길로 소방대원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차량이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어 소방호스를 이끌고 산을 올라가야 하고, 직접 불길을 차단하기 위해 작업하는 일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맥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산불의 기세가 무섭고 방향의 전환도 빨라 위험도도 높다. 

 또 다 잡았나 하면 숨어 있는 불씨가 살아나 바람과 함께 무섭게 타오르니 한번 산불이 나면 그 긴장도가 매우 높다. 지역 내 동원 가능한 인력 모두가 투입돼도 사방으로 번진 불길을 잡기 어려웠고, 주민들은 자신들의 주택과 주변 환경이 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했다.

 벌써 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가 서울 면적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피해 지역은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내국인은 물론 관광객들도 아름다움에 취하는 곳인데, 이제 울창한 산림이 주는 아름다움은 상당한 기간 만나기 어려워졌다. 

 엄청난 규모의 피해 흔적이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화마의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특히 갑작스러운 불로 겨우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의 상처는 트라우마가 돼 삶을 이어가기 힘들게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산불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아 논밭에 마른 풀 등을 태우기 위해 불을 놓다가 인근 산으로 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산불은 방화로 시작됐다. 

 인재가 됐든, 자연재해가 됐든 산불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진화 방법은 변화가 없어 보인다. 대규모 지역에서 무섭게 타오르는 산불을 사람들이 산기슭에서 물을 뿌리는 방법으로는 잡기 어렵다. 소방헬기가 고공에서 뿌리는 방법이 효과적이나 이도 주간에만 할 수 있다. 

 바람이 세게 불어도, 연무가 짙어도 헬기 투입이 어려워 공중진화가 되지 못한다. 사람들의 출입이 잦지 않고 넓은 지역으로 쉽게 발화를 발견하기 어려워 사람들에 눈에 포착됐을 때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다음이기 때문에 산불이다 하면 소방서는 긴장을 한다. 

 최근 기상이변과 환경의 변화로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 내야 한다. 특히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에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대응한다면 모두를 잃어버릴 것이다. 잃어버리기 전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광범위한 산림지역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이 밀집한 지역은 곳곳에 CCTV가 설치돼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출동하거나 대처가 가능하다. 산림지역이나 빈번한 화재 발생 지역에도 이러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CCTV를 설치하고 경찰 드론을 띄워 그 외 지역을 커버하면 지금보다는 더 빨리 문제 발생을 포착할 수 있다. 

 또 소방관 및 이용 가능한 수원을 확보하고, 필요시 각 라인의 연결로 지금보다는 수월한 방법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에는 발달한 기술로 드론에 카메라는 물론 농약 등을 장착해 농사에도 활용하고 있으니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소방전용드론의 이용도 고려해 볼 만하다. 화재 의심 지역에 즉각 출동해 현장 화면을 보고 소방전용드론의 출동으로 발화 지점을 즉각 제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자연 발화로 이어지는 화재는 5% 정도로, 대부분의 화재가 인재이다. 따라서 사람이 없는 곳이라고 관리를 소홀히 할 것이 아니라 국토의 전부가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한 체계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 보다 빨리 현장을 파악할 수 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빠르게 제어할 수 있어 피해를 최소화하게 된다. 

 물론 산불 방지 캠페인과 사람들의 주의도 필요하지만, 만일에 대비한 관리체계가 그보다 우선돼야 오랜 세월 지키고 관리한 산림자원 및 역사자원을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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