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강석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 정세의 흐름이 이전과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저 멀리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공으로 인해 곡물 및 원유, 광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경제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가 하면, 박빙(薄氷)의 결과로 끝난 제20대 대통령선거로 대통합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한 미사일 발사를 계속함으로써 대미 관계 개선의 신호를 노골화하는가 하면, 한반도 정세에도 먹구름을 짙게 드리우게 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 전개를 우리로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나름대로의 대안(代案)을 강구해야 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한다. 

우선 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우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공분(公憤)하고 있으나, 유독 북한만은 이와 상반된 ‘이해하기 힘든 입장과 자세’를 표명하고 있어 그 저의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외무성의 반응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 원인은 전적으로 미국과 서방의 패권주의적 정책에 있다"고 단언한 가운데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의 합리적이며 정당한 요구를 무시한 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쪽 확대를 추진하면서 공격무기 체계배비 시도까지 노골화하는 등 유럽의 안보환경을 체계적으로 파괴했다"고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리비아를 폐허로 만들어 버린 미국과 서방이 이제 와서 저들이 촉발시킨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주권 존중과 영토 완정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렇듯 해괴망측한 논리를 들이대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호도(糊塗)하는 것은 이 사태가 자신들의 대미관계 개선 노력, 즉 대외 정책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은 지난 5일 ‘정찰위성 시험’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곧 미국을 자극해 레드라인을 무력화하고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이른바 ‘틈새 공략’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 사태는 결국 우리나라에도 실질적인 군사억지력 확보와 동맹 강화 노력이 매우 중요함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북한은 올해 들어 무려 9번에 걸친 미사일 발사인 바, 이런 일련의 미사일 발사는 우리를 직접 겨냥한 위협으로 그 수위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중순 당 정치국회의에서 ‘핵과 미사일 모라토리엄 폐기’를 공식화함으로써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먹구름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덧붙여 영변의 핵단지 내에서 5㎿급 원자로가 가동되는 징후까지 포착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추이를 면밀하게 분석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자의적(恣意的)으로 해석하면서 러시아를 두둔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선(大選)을 하루 앞둔 8일에는 2018년 남북한 간 ‘9·19군사합의’ 이후 처음으로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사안이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안보에 한 치의 빈틈을 허용치 않는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이전까지 취해 왔던 우리의 대북정책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보여지는데, 앞으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한반도 평화’에 방점을 찍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런 정책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요체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남북한이 윈-윈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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