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나경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울증은 환자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대표적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최근 5년간 연평균 7%씩 증가해 2019년 한 해 동안 약 80만 명이 치료를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이상 지속돼 이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 현상을 감안하면 우울증 환자의 지속적인 증가는 예견된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우울증 환자 가운데 여러 차례의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를 ‘난치성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심평원과 대한정신약물학회 등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의 30%는 난치성 우울증으로 추정된다. 우울증 환자의 3명 중 1명은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양극성장애, 성격장애 등 타 정신질환으로 진단받지 않은 우울증 환자 가운데 최소 3가지 종류 이상의 항우울제를 충분한 용량으로 충분한 기간 동안 복용했음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난치성 우울증 치료 대상으로 본다.

항우울제를 이용한 약물치료의 경우 치료 시작 후 초기 반응에 따라 신속하게 치료법을 바꾸는 것이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난치성 우울증 환자 치료를 위해서는 항우울제의 처방뿐 아니라 스프레이 타입의 약물치료와 더불어 전기경련치료(ECT:Electro Convulsive Therapy)와 경두개자기자극치료법(TMS: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같은 신체치료요법 등 다양한 형태의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스프라바토 나잘 스프레이는 코(비강)에 분무하는 방식의 치료인데, 기존 항우울제의 대안으로 치료 효과가 가장 빠른 항우울제 치료법이다. 주성분인 에스케타민이 우울증 관련 뇌신경전달물질(글루타메이트)에 작용해 무기력한 기분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급성 자살 생각 또는 행동이 있는 중등도-중증의 주요 우울장애 성인 환자의 우울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 먹는 항우울제와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

뇌에 직접 자극을 주는 신체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ECT 치료의 경우 머리에 부착된 전극을 통해 전기를 흘려 인위적인 경련을 유발시키는 요법으로, 쉽게 설명해 ‘뇌파를 초기화시키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머리에 자기장을 쏘여 뇌신경전달물질 분비를 바로잡아주는 TMS는 마취나 약물이 투여되지 않아 임신부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우울증은 일상생활과 직업활동 등 삶의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난치성 우울증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전문화된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나경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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