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영원한 인류의 고전 「논어」의 제2편 ‘위정’편에서는 스승 공자에게서 사람을 읽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공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 참된 지혜임을 설파하며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숨기겠는가?(인언수재·人焉瘦哉)"를 반복하며 외친 것이다. 이는 공자의 3단계 인물관찰법이다. 즉, 보고(視), 살펴보고(觀), 잘 관찰해 보는(察) 것이다. 여기엔 점차 강도를 높여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컨대 사람의 행동을 보고, 그 동기를 살펴보고, 그가 편안하게 여기는 것을 잘 관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사람의 행동-동기-심리상태를 정확하게 보면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이처럼 사람의 감춰진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을 ‘통찰(洞察)’이라 부른다. 우리말 사전에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훤히 꿰뚫어 보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최고의 방법은 바로 인문 고전을 통해서다. 왜냐면 인문 고전은 사람을 공부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문학자, 철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며, 같은 책 「논어」에서도 "옛것을 잘 알고 익혀서 그것에 미뤄 새로운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고 말한다. 여기서 스승이란 단순히 학식이 있는 수준이 아니라 남다른 도덕성은 물론 사람과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함을 내포한다.

이 밖에 통찰력을 얻기 위해 고전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몇 가지를 보자. 첫째, 멀리 내다보고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며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 근심이 있게 된다(인무원려·人無遠慮, 필유근우·必有近憂)"고 했다. 눈앞의 일에만 몰두하는 근시안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멀리 내다볼 수 있을 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둘째, 사람을 보는 습관이다. "많은 사람이 미워한다고 해도 반드시 잘 살펴봐야 하며,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고 해도 반드시 잘 살펴봐야 한다(중오지·衆惡之 필찰언·必察焉, 중호지·衆好之 필찰언·必察焉)"고 했다. 사람을 보는 눈은 그 사람의 행동이나 동기를 관찰할 수 있는 능력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내면과 외면의 힘을 함께 기르는 것이다. "바탕이 겉모습을 넘어서면 거칠어지고 겉모습이 바탕을 넘어서면 형식적이 된다. 겉모습과 바탕이 잘 어울린 후에야 군자다운 것이다(질승문즉야·質勝文則野,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 문질빈빈·文質彬彬, 연후군자·然後君子)"라고 했다. 이는 스스로 내면과 외면의 힘을 조화롭게 갖추면 상대방의 겉과 내면을 동시에 읽는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참다운 지도자는 어떤 사람인가? 여기엔 사람마다 각자의 지론이 다르다. 어떤 이는 지도자란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이는 사람을 알고 이해하는 능력이 출중해야 함을 지적한다. 또 다른 이는 역지사지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밖에 무수한 다른 조건들이 언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견지하는 것이다. 이는 미래 세대인 청소년의 지도자인 교사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곧 통찰력은 교사의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다. 

교사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는 모름지기 두려워할 만한 후학, 후생가외(後生可畏)를 키우는 스승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공자가 제시한 인물관찰법을 통해서 학생을 바로 알고, 나아가 그의 잠재적 능력, 즉 누구나 소유한다는 천재성을 키워 줘야 한다. 여기엔 통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고전을 가까이 두고서 성현들의 가르침을 배우고(學) 이를 때때로 익혀(習) 즐거움을 얻고 스스로 돌아보는 성찰로써 절차탁마(切磋琢磨)함으로써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는 가르치는 자(敎師)의 본분이며, 나아가 스승으로서의 자질을 고양하는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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