杯盤狼藉(배반낭자)/杯잔 배/盤소반 반/狼이리 랑/藉깔개 자

연회가 끝난 후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모양을 말한다. 제(齊)나라 위왕(威王) 때 초(楚)나라가 침입했다. 위왕은 순우곤을 조(趙)나라에 파견, 원병을 요청했다. 조나라 왕은 병력을 지원했다. 초나라는 소식을 듣고 철군했다. 위왕은 술자리를 마련하고 순우곤을 불러 물었다. "선생은 얼마나 술을 마시면 취하오?" "신은 한 말을 마셔도 취하고 한 섬을 마셔도 취합니다." "한 말을 마시고 취한다면 어찌 한 섬을 마실 수 있소?" 순우곤이 말했다. "대왕이 계신 앞에서 술을 내려 주신다면 법을 집행하는 관원이 곁에 있고 어사(御史)가 뒤에 있어 두려운 나머지 엎드려서 마시게 되니 한 말도 못 마셔서 취합니다. … 해가 지고 취흥이 일면 남녀가 무릎을 맞대고 신발이 뒤섞이며 술잔과 접시가 마치 이리에게 깔렸던 풀처럼 어지럽게 흩어지고 집 안에 등불이 꺼질 무렵 안주인이 손님들을 돌려보낸 뒤 신(臣) 곁에서 엷은 속적 삼의 옷깃을 헤칠 때 색정적인 향내가 감돈다면 그땐 한 말이라도 마실 것이옵니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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