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석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송영석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인천의 사회적 경제가 이 정도였어요?" 

 저평가됐던 인천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동안 인천 사회적 경제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하기만 했다. 정부 정책의 도달 측면에서도, 다른 시도와 단순 수치 비교에서도 열세라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양적 측면과 질적 측면 모두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천의 사회적 경제기업 수가 비교적 적다거나 대표적 사회적 경제기업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지역 특성과 결합한 시민기업을 찾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불합리한 평가에도 개선 의지는 부족했다. 정부 정책을 단순 수행하는 역할에 머물러 저평가를 개선하려는 의지와 정책은 일부 부족한 면이 있었다. 또한 민관 협업체계도 미흡해 이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었다. 인천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은 더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했고, 당사자 조직은 스스로 조직하고 협치 의지를 높여야 한다. 사회적 경제는 협업과 거버넌스가 작동돼야 한다. 그래야 시민의 삶터를 지키고 살 만한 지역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꽤나 저평가되던 인천의 사회적 경제 인식은 인천시, 중간지원조직, 당사자조직 3자 간의 협력으로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다. 창업과 육성에 필요한 다양한 채널을 만들어 이제는 1천 개가 넘는 사회적 경제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홍보채널의 다양성을 확보해 전국에 인천의 사회적 경제를 알리고 인천시민의 관심도 높이고 있다. 정책 집행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사경센터 규모를 확대하고 전문화해 거버넌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환경 등 지역문제에 집중하는 사회적 경제조직이 나타나고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로 향하는 사회적 경제의 관심과 지역에 관심 있는 청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은 과제로 남아 있다. 청년이 함께하는 사회적 경제가 지역에서 역할을 하려면 과감한 정책적 의지로 답해야 한다. 

 인천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과감한 정책적 의지와 계획이 필요하다. 우선 복합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가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타운이 조성돼야 한다. 시민과 문화, 지역 소비와 사회적 경제가 같은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시민타운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혁신이 만들어지고, 경쟁과 협력이 있고, 지속가능성이 있다. 사회적 경제만 섬처럼 있는 장소가 아니라 시민과 만나는 곳이어야 한다. 시민 품으로 돌아가는 1·8부두의 상상플랫폼에 사회적 경제가 함께하는 상상을 할 수 있다. 

 일본 요코하마의 ‘아카렌가 소코’를 참고할 만하다. 1910년대 건축된 일본 최초의 근대 항만시설로, 1989년까지 창고로 쓰던 공간을 2002년부터 외관을 그대로 보존한 채 내부를 개조해 전시공간과 문화시설을 갖춘 복합문화 공간과 잡화점, 레스토랑 등의 상업시설로 새롭게 조성했다. 오랜 세월을 견디며 잘 보존돼 있는 붉은 벽돌의 외관과 바닥의 조명이 어우러져 지역 야경의 명소가 돼 시민의 장소가 됐다. 

 상상플랫폼도 인천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담고 있고 시민 공간으로 조성된다면 사회적 경제도 그곳에 함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사회적 경제가 사회서비스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아동돌봄과 노인돌봄, 교육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 사회적 경제가 적극적인 정책 파트너로 인식되고 육성될 필요가 있다. 일자리는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더 많이 생긴다. 생산적 복지, 사람 중심 복지는 사회적 경제가 사회서비스에 참여하면서 실현될 수 있다. 

 셋째, 다양한 사업자협동조합 육성에 나서야 한다.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사업자 협동조합 등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을 다양하게 육성해야 한다. 사업자 협동조합은 소상공인들이 대자본에 대항하고 지역경제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지역사회에 사업자 협동조합이 많이 만들어져 협력체계를 만든다면 지역 자본 결성을 돕고 새로운 창업 기회와 안전망이 만들어질 것이다. 일자리를 늘리고 사회서비스를 탄탄히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사회적 경제를 사회 곳곳에 촘촘히 구축하는 것이다. 

 인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과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의지를 높여야 한다. 

 지방선거가 시작됐다. 인천시민 삶의 질과 위상을 높일 선량을 선택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는 사회적 경제가 정치적 선택의 대상이 아닌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협업자 역할로 인정되고, 인천 사회적 경제 확산과 위상을 높일 과감한 정책으로 선택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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