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재대결이다. 다가오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나설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로 유정복 전 시장이 확정됐다. 4년 전에는 재선을 노리는 현역의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현역 박남춘 시장에 맞서 인천 정권 교체를 꿈꾸는 도전자로 나선다.

다음은 유 후보와의 일문일답.

-4년 만의 본선 무대다. 소감은.

▶그동안 비교적 순탄하게 정치를 해 오다가 최근 크고 작은 선거에서 실패하며 맘고생을 많이 했는데, 한편으로는 조금 더 세상을 보는 데 도움이 됐다. 시민과 함께 버스를 타고 걸어다니며 그동안 몰랐던 부분, 소홀했던 부분이 많다고 느끼기도 했다. 앞으로 공직을 다시 맡는다면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나에 대해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평가와 함께 정무적 역할을 하는 정치인으로서는 썩 좋은 평가를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다. 다시 인천시장이 된다면 인천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자 모든 힘을 총동원해 주권을 가져오겠다. 시장은 인천의 대표 정치인인 만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갖겠다. 인천 무서운 줄 알도록 힘쓰겠다.

-다음 달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더불어 초광역 메가시티 구축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부에서는 이를 수도권과 견줄 우리나라 중심지로 도약시킨다는 구상인데, 이러한 변화가 인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도록 할 방안이 있다면.

▶세계는 경쟁력 있는 지역 경제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미래지향적 행정 개편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과제이기도 하다. 구역을 초월한 광역행정의 필요성이 일반화되고, 그에 걸맞은 국토의 효율적 활용도 시급한 상황이다.

인천과 같은 생활권과 경제권을 공유하는 부천·김포·시흥 등 수도권 서부지역의 행정을 통합해 메가폴리스 구축 플랜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이들 지역은 공항, 항만, 경제자유구역, 도서 등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게 된다.

나아가 수도권을 크게 서울권·인천권·수원권·고양권 4개의 메가폴리스로 재편하면 지방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고, 장기적으로 지역 균형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예상한다.

유정복 후보(왼쪽)와 심재돈 전 예비후보 .
유정복 후보(왼쪽)와 심재돈 전 예비후보 .

-민선6기 당시 ‘인천시 8대 전략산업’을 주요 경제정책으로 펼쳤다. 시장에 당선된다면 민선8기 시정부에서는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수정할 예정인지.

▶인천의 모든 산업이 다 소중하고 어느 하나 소홀해서는 안 되지만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리라 본다. 이제는 블록체인 등 금융이나 경제 체계가 기존을 뛰어넘었다. 시대가 바뀐 만큼 새로운 성장 전략을 통해 미래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 등 인프라가 좋고, 이들 산업의 발전은 물류산업과도 결론적으로 연결된다. 하나의 산업을 성장시키면 다른 부분도 따라오는 식이다. 앞으로 기존 산업의 발전은 물론 신규 산업 발굴 등 미래 성장에 집중하겠다.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경기도, 환경부 등은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4자 협의 단서조항이 인천시의 발목을 잡으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이 있다면.

▶한마디로 2015년 6월 맺은 4자협의체의 합의사항을 준수하면 매립지의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문제는 박남춘 인천시장이 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고 본다. 인천시장이 된다면 4자 합의를 시간 경과나 매립환경 변화 등 현실에 맞게 조정해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에 이행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2014년 7월 인천시장 취임 당시에도 최대 현안 중 하나가 수도권매립지였다. 매립지는 당시 2016년 12월 매립 종료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천은 물론이고 서울이나 경기도 등 누구도 이에 대한 대책이 없었다. 전임 시장이 인천연구원에 대체매립지 관련 연구용역을 했지만 당시 선거를 앞둬서인지 그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다.

4자 협의체가 몇 개월간 논의한 결과는 대체매립지 확보 선제 조치로 서울시와 환경부 소유 매립지 전체 인천시 양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할권 인천시 이양, 쓰레기 반입료 50% 인상, 매립지와 주변 개발 지원 등 네 가지를 이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이들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어렵게 이룬 합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영흥도에 자체매립지 조성과 지역별 소각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4자 협의체 합의 도출은 수십 년 쌓은 나의 행정과 정치 역량을 쏟아 부은 결과로, 유정복만이 해낸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먼 훗날에도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내가 했노라’고 말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혀 둔다.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전철 지하화 문제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도 지역 주요 현안 중 하나였다. 최근에야 관련 용역이 시작되고, 윤석열 당선자가 이를 인천지역 공약에 포함시키는 등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인천시장이 된다면 지하화 공약 실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발전 구상이 있는지.

▶이 현안은 내가 4년 전 내놨던 공약이다. 그때부터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동안 내가 약속하면 현실이 됐다. 인천발 KTX, 제3연륙교, 문학산 정상 개방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하화 역시 개략적인 공사기간이나 사업비 등 기초적인 연구는 된 상황이다. 시장이 된다면 좀 더 구체적인 복안을 풀어놓을 예정이다. 마침 윤석열 당선자도 공약했으므로 중앙정부와 머리를 맞대 순조롭게 추진해 나가겠다.

-예비후보 당시 영종도, 강화도, 청라국제도시, 수도권매립지 일원 등을 ‘뉴 홍콩 시티’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강조해 왔다. 아직은 추상적인데, 인천이 미래도시로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구상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뉴 홍콩 시티는 국제공항을 둔 영종도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강화도 일원에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몇 년 전부터 홍콩에 대한 중국 지배권이 강화되고 언론기본법이 제정되면서 홍콩이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하자 다국적기업과 글로벌기업의 ‘탈 홍콩’이 지속되는 중이다. 중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는 미국은 제2의 홍콩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같은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해 미국의 전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뉴 홍콩 시티를 제안하게 됐다. 이 사업은 현재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에 조성 중인 한상드림랜드, 청라국제도시, 수도권매립지 일원에 홍콩을 벗어나려는 다국적 기업, 투자자, 국제기구, 금융·물류 기능 등을 유치하는 전략이다.

현재 구상 단계이고, 인천시장이 돼 이른 시일 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는 등 중앙정부와 함께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추진하고자 한다. 그렇게 되면 인천은 3개의 경제자유구역과 함께 동북아지역 경제 중심 도시로 부상하리라 전망한다.

-최근 소상공인·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공제조합과 경영지원센터 설립, 인터넷 인천시티은행 신설 운영 등 경제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현재 인천시민 경제활동에서는 인천e음을 빼놓아서는 안 되는데, 경제 관련 공약에 인천e음 플랫폼과의 연계 또는 발전 방안을 구상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인천e음 카드는 내가 시장 재임 때 만든 플랫폼으로,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 보호와 지원을 위한 정책을 추진했다. 현재 아쉬운 부분은 선심성 정책으로 변질된 부분이 보이고 과도한 예산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보상할 방침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다.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근로자 등을 위한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구상이고, 이와 연계해 e음 카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한마디로 e음 카드의 애초 도입 취지에 맞게 재설계해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처음 인천시장에 출마했던 2014년 지방선거 당시 1호 공약이 인천발 KTX 추진과 재정 정상화였다고 안다. 여전히 인천은 도시재생과 교통 등 수많은 현안과 과제를 안고 있는데, 이 중 1호 공약으로 강조하고 싶은 현안은 무엇인가.

▶주요 핵심 공약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다만, 원도심 활성화 등 지역 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지역·계층·세대 간 3대 균형·상생 발전 정책의 첫 번째 공약으로 발표했다.

도시재생과 교통 분야로는 앞서 언급한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다. 다음으로 인천도시철도 3호선을 순환선으로 단계적으로 건설할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 교통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시민 대중교통 편의도 대폭 향상되리라 기대한다. 여기에 연안부두~부평역 트램 건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과 GTX-D Y자 노선, GTX-E노선 등을 추진하겠다.

유정복 후보가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
유정복 후보가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천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천시장 선거는 인천의 미래와 300만 시민의 삶을 좌우할 대표를 뽑는 선거다. 지난 4년간 박남춘 인천시정부와 5년간의 문재인 정권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지도자는 매우 중요하다. 투표로 뽑힌 대표가 어떤 마음가짐과 비전, 경륜을 갖고 일하느냐에 따라 그 도시와 나라의 미래가 결정된다.

오랜 기간 행정과 정치를 하면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둬 왔다고 자부한다. 도덕성이나 청렴 부분에서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300만 시민들 사이에서 ‘인천이 좋다’라는 얘기가 저절로 나오도록 인천을 품격의 도시, 미래의 도시,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로 반드시 탈바꿈시킬 비전도 있다.

내 고향 인천을 위해, 그리고 시민 행복을 위해 죽도록 일할 작정이다. 시민 여러분도 저 유정복에게 많은 성원과 격려, 그리고 채찍질을 부탁드린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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