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서구청장(왼쪽), 이강호 남동구청장.
이재현 서구청장(왼쪽), 이강호 남동구청장.

각종 비위에 연루된 인천지역 현직 구청장들이 줄줄이 컷오프되면서 현역 프리미엄을 잃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의 선거 전략 세우기가 까다로워진 모양새다.

민주당 인천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서구청장 후보 공천 심사 결과 이재현 구청장을 포함해 적격자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구청장의 공천 탈락은 성비위 사건 연루자를 공천에서 제외한다는 당 규칙이 적용된 결과다. 이에 따라 시당은 22일까지 서구청장 후보를 추가 모집했으며, 김진규·김종인 시의원과 강남규 서구의원 등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21일에는 이강호 남동구청장도 공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당은 이 구청장의 공천 탈락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이 구청장은 공천 결과에 불복해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현재 남동구에서는 이병래 전 시의원, 문병인 인천경제청 정책특보, 박인동 전 시의원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공천위는 경선 방식을 두고 논의 중이다.

시당이 도덕성 검증을 위해 현역 구청장 2명을 과감하게 공천 탈락시켰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대선 이후 민주당이 야당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분위기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잃는 부분은 큰 타격이기 때문이다. 특히 서구와 남동구는 50만 이상의 구민이 있는 도시인 만큼 인천 패권 장악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정책 기조를 고려해 맞춤형 후보를 배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남춘 시장의 민선7기 최대 업적인 인천e음카드 정책에 보조를 맞춘 이재현 구청장의 탈락은 뼈아프다. 이재현 구청장은 서로e음과 배달서구, 서로도움 등 인천e음에서 파생된 부가서비스를 적극 론칭해 뒷받침해 왔다. 또 2015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7대 사장을 지내면서 얻은 경력으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정책과 환경특별시 인천 정책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구청장의 행정적인 능력 평가와 별개로 성비위 관련자는 탈락시킨다는 입장이 중앙당의 지침이었기 때문에 부적합 사유가 명확했다"며 "인천e음이나 매립지 문제 등 기존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고 승계받을 후보를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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