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는 하늘과 바닷길을 여는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영욕의 근현대사를 오롯이 간직한 문화·관광도시다. 한때는 인천의 중심지이기도 했으나 이제는 쇠락한 원도심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런 만큼 많은 현안을 안은 원도심은 정치적으로도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을 포함한 영종국제도시 개발로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제는 보수 강세라는 지역적 특징은 사라졌다.

인구 비중만 보더라도 그렇다. 지난 대선에서 중구 전체 인구 13만9천여 명 중 총 선거인수는 11만7천여 명이었다. 이 가운데 영종국제도시(영종·영종1·운서·용유동)에 거주하는 선거인만 7만4천여 명에 달했다. 영종국제도시 선거인이 중구 전체 선거인의 절반을 훌쩍 넘어서면서 전체적인 선거 결과를 좌우할 정도가 됐다.

이러한 인구 편중은 선거 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최근 선거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했다.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0.63%(2만8천30표)를 얻어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를 17%p 이상 앞섰으며,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중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홍인성 후보가 56.26%(2만9천598표)를 얻어 국민의힘 김정헌 후보와 18%p 이상 격차를 벌렸다.

2020년 치른 제21대 총선 ‘중·강화·옹진 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가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중구에서는 민주당 조택상 후보가 55.29%(3만8천948표)를 얻어 42.73%(3만98표)의 배 후보를 따돌렸다.

20대 대선 역시 최종 승자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였지만 중구에서 만큼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우세했다. 이 후보는 49.21%(4만3천942표)를 얻어 46.81%(4만1천805표)의 윤 후보보다 2.4%p 앞섰다.

이 같은 결과를 보면 대선 이후 두 달여 만에 치르는 지방선거는 현상적으로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은 홍인성(58)중구청장과 안병배(65)·조광휘(56)전 인천시의원 3인으로 압축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재선을 노리는 홍 구청장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박남춘 인천시장이 국회의원을 하던 시절 보좌관을 역임했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 조직특별보좌역을 맡았다.

안병배 전 시의원은 제물포고와 청운대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제4대 시의원으로 당선 이후 2010년 제6대와 2018년 제8대 시의회에 입성하며 3선에 성공했다.

조광휘 전 시의원은 2018년 당선된 초선 시의원으로 인천공항경제권과 제3연륙교, 영종종합병원 유치 등 지역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 시의회 인천공항발전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민주당의 중구청장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 지역주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경선은 김정헌(56)전 시의원과 박정숙(53)전 시의원 간 성(性) 대결로 펼쳐질 전망이다. 2018년 지방선거 낙선 후 4년 만에 재도전에 나서는 김 전 의원은 내항 재개발, 항만과 공항, 영종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위한 전문지식을 통해 중구와 원도심 부흥을 이뤄 낼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국민의힘 소속의 유일한 여성 시의원으로 활동한 박 전 의원은 내항 재개발 등 원도심 활성화는 물론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무료화, 서울지하철 9호선 인천공항 직결 등의 민의를 받들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최근 국민의힘과 통합한 국민의당에서 행정안전부 부이사관을 지낸 전재준(63)예비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을 추가 신청하면서 국민의힘 경선은 양자 대결에서 3자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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