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지난 정권의 정책을 무조건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현재 처해 있는 정치나 경제상황을 보면 그동안 국가정책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왜 국민들에게 호된 질책을 받아야 하는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지난 정부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태동했다. 그러나 5년의 한 시대를 마감하는 지금, 모든 것이 시원하게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보다는 오히려 멍울져 얽힌 느낌으로 가득 차 지난 시대를 원망하는 국민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 

지난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며 항변한다. 어쩌면 누구나 인정하는 나라다운 나라는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이 불편하고 국민이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나라다운 나라가 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에 정권 교체가 이뤄진 것 아닌가. 국가의 지도자가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인식과 시각을 갖고 있을 때 국민들은 국가지도자가 소통에 문제가 있거나 잘못된 보고를 받고 있거나 아니면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선택적인 지각현상에 빠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대공지정(大公至正), 지극히 공평하고 바르다는 뜻이다. 우리 국민은 누구라도 공정한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이 시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법을 적용하고, 법을 위반한 사람들은 공정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과연 공정한 법 집행이 되고 있다고 믿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대통령이 바뀌면 사정은 이뤄지게 마련이다. 지금 정권도 적폐 청산을 내걸고 많은 사람들을 권력형 비리로 처벌했다. 그런데 떠나는 정권에서 법에 따라 수사권을 가진 검사들이 수사를 할 수 없도록 꼼수를 부리고 있다. 정권 교체 업무 인수를 앞두고 검찰이 실시하는 6대 범죄 수사권을 박탈하겠다며 세계에 유례가 없다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시대적 요구라며 밀어붙이려고 한다. 이것은 현 정권 실세들의 권력형 부정 혐의를 피하기 위한 방탄용 아니냐는 국민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역대 정권이 행사해 왔던 우월적 통치행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의식에 시달려 왔다. 또한 사회정의와 기강을 확립한다는 명분 아래 무참히 짓밟힌 인권유린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생존해 있다. 그것이 어디까지나 정의였고, 어느 부분에서 불법부당한 것이었는지는 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의회정치를 포기하고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독립적 지휘권 확보로 그동안 저지른 전횡과 비리를 덮고자 검찰을 무력화하고 경찰을 수하로 만들려는 행태가 아니라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자율권의 범위 한계를 넘어서는 작태는 하지 말아야 한다. 나쁜 짓도 처음 하는 게 어려울 뿐, 일단 한번 해 보면 그 뒤엔 대수롭지 않게 불법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에 따라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위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국회의원 직무규정이 있음에도 국가 이익보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양심을 저버리면서 국민들의 비난을 무시하고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올인하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에 국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정당 간 갈등으로 국회의원들이 현안 해결에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답답하다. 국민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은 각 정당에서 핵심 지지층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신들의 지지층에서는 국민적 지탄이 되는 일을 해도 감싸주고, 그 외 사람들에 대해서는 없는 것도 만들어서 비난한 사회, 이것이 어찌 정상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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